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둥이들은 어제부터 이틀 동안 2학년 2학기 중간고사를 치렀습니다. 시험공부를 3주 전부터 시작했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해왔습니다. 요점정리는 물론 시험 전날에도 친구들에게 따로 어려운 과목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더군요.
이번 중간고사는 굉장히 특이한 점이 있는데 학교에서 2학년만 치르는 시험이라는 점입니다. 1학년은 2학기가 자율학기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이 기간에는 야외로 현장체험학습을 나갑니다. 3학년은 2학기 때 학기말시험이라고 해서 한 번만 시험을 치르죠. 그래서 시험감독을 하러 가보니 학부모 감독으로 지원하신 분이 2학년 열한 개 반에서 지원한 딱 열한 분만 계셔서 상당히 조촐하게 OT를 진행했습니다.
어제 시험은 총 세 과목을 치르는데 이런 날은 세 시간이나 시험감독을 해야 하니 사실 좀 힘들기는 합니다.
그래도 장점도 있습니다. 각 반에 있는 아들 또래 아이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기 때문이죠.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활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낯이 익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지난 1학기 기말고사 이후 3개월여 만에 다른 집 아이들이 쑥쑥 큰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누가 모범생인지 누가 말을 안 듣는지 누가 덜렁대는지를 살펴볼 기회가 생기기도 하니까요.
총 세 개의 과목 시험을 치르는 동안 세 반에 들어가서 부감독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그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더군요. 한 반은 정말 조용하게 시험을 치르는가 하면 한 반은 한두 녀석의 눈에 띄는 행동으로 분위기를 어지럽히기도 하더군요. 시험을 보고 있는 중간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이 반 선생님은 꽤 힘드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반에서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 하는 친구가 너무 많아서 5~6번은 왔다 갔다 한 듯합니다. 게다가 체한 친구도 하나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되었죠. 뭘 잘못 먹었는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혈색이 좋지 않아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45분씩 시험을 치르는 동안 부감독의 역할은 크지 않습니다. 대부분 정직하게 시험을 보기 때문이죠. 틈틈이 뒤에서 매의 눈으로 살펴봐줍니다. 그러다가 짬이 있으면 가져간 펜으로 종이에 이것저것 메모도 해봅니다. 잠시 멍 때리는 시간도 가져봅니다. 무언가에 집중하지 않고 멍하게 명상하듯 한 번 있어 보려고 시도를 해봤는데 쉽지가 않더군요. 도파민 디톡스가 필요해 보입니다.
세 과목의 시험을 모두 마치면 학생들도 기쁘지만 시험감독을 하러 간 부모도 기쁩니다. 말도 거의 못 하고 쉬는 시간에 어디에 있을 데도 마땅찮은 데다 교실 안에 마련된 자리가 불편하고 힘들거든요. 큰탈 없이 잘 마무리한 뒤 집으로 돌아가니 아이들도 막 들어옵니다. 아이들이 고생하며 시험준비를 했기에 부모로서 조금이나마 기운을 북돋워주기 위해 도전한 시험감독이었는데 기분이 괜찮아 보여서 다행입니다.
조심스레 어땠냐고 물어보니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고 하는데 채점을 하지는 않겠다더군요. 내일 시험에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이 된다고 합니다. 좋은 자세라고 칭찬해 줬습니다. 이번 시험도 요점정리를 비롯해 준비를 열심히 했으니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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