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캄보디아 한국인 문제, 청년실업 탓만 아닌 이유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최근 캄보디아 뉴스가 거의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일 텐데요.

캄보디아에서 탈출하는 범죄조직들의 소식에서부터 캄보디아 대사관에서의 부적절한 조치도 연일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정말 총체적인 난국이었고 모두가 외면하고 있었던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그나마 발견된 상황처럼 느껴집니다.




캄보디아에 있다가 송환되어 온 사람들의 소식들도 함께 전해졌는데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10월 18일, 캄보디아에서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전세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는데, 이 중 58명이나 구속영장이 신청되어서였습니다. 처음에는 '납치된 피해자'만 타고 있을 줄 알았는데, 돌아온 이들의 대부분은 범죄자였고 구속까지 되는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죠.


외국까지 가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을 송환하는 전세기 비용에 혈세를 썼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시는 이런 짓을 못하게 조치하는 데 비용을 지불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이 소속된 범죄조직은 약 200명 규모로, 중국인 1명과 한국인 2명이 총책을 맡아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코인 투자 사기 등을 조직적으로 저질렀습니다. 일부는 지인을 캄보디아로 끌어들이기까지 했죠. 이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은 93억 5천만 원에 달하며, 피해자는 110명입니다. 저희가 그동안 받았던 투자 권유나 로맨스 스캠 문자의 상당수는 이곳에서 왔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진짜 피해자도 분명 있겠지만 우리가 일괄적으로 '피해자'로 규정했던 이들 중 많은 수가 실은 다른 누군가를 속이고 피해를 입힌 가해자였다는 사실은 큰 충격입니다. 더욱이 현지에서 체포된 후에도 대부분은 "가구 공장에 알바하러 왔다"라며 거짓 진술하고 귀국을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청년실업이 이들을 그곳으로 내몰았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은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청년실업은 분명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사태를 청년실업과 결부시킬 수는 없습니다.


보이스피싱은 피해자들의 전 재산을 털어가는 범죄이고, 로맨스 스캠은 타인의 감정을 이용해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비열한 범죄입니다. 이런 행위를 '어쩔 수 없었다'라며 사회 구조적 문제로 환원하는 순간, 우리는 범죄의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게 됩니다. 힘들다고 해서, 일자리가 없다고 해서 이런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으니까요.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일탈과 불법 행위의 면죄부로 삼는 순간, 우리는 더 큰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게 됩니다. '나도 힘드니까 남을 속여도 괜찮다'는 논리가 통한다면, 범죄와 일탈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더 나아가 진짜 피해자들, 정말로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위험에 빠진 사람들까지도 의심받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었던 시기가 많았습니다. IMF 외환위기 때도,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범죄의 길로 들어선 것은 아니었습니다.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살아갈 길을 찾았으니까요.


사회 구조적 문제는 분명 존재합니다. 청년 고용률, 양질의 일자리 부족, 경제적 양극화 등은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죠.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은 국가와 기업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입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는 어디까지로 봐야 하는가?

동정과 비판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그 답은 명확합니다. 진짜 피해자는 보호하되, 범죄자는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합니다. 사회 문제는 해결하되, 그것이 범죄의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힘든 시기를 겪으면서도 선을 지키며 묵묵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청년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선택과 노력이 폄하되지 않는 사회, 범죄가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정당화되거나 미화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이 사건에서 배워야 할 진짜 교훈입니다.


한 줄 요약 : 진짜 피해자는 보호받고, 자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은 법에 따라 엄정히 처벌받기를 바랍니다.


#캄보디아사태 #캄보디아송환거부 #캄보디아전세기 #범죄자송환 #캄보디아청년실업 #로맨스스캠 #보이스피싱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캄보디아의 두 얼굴 : 관광지에서 범죄의 소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