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앙코르와트.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찬란한 유적은 오랫동안 많은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였습니다. 특히 중장년층에게는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도 손꼽히는 곳이었죠. 실제로 2024년 한 해 동안 무려 19만 2천여 명의 한국인이 캄보디아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캄보디아는 멋진 관광지가 아닌 범죄의 소굴이 되어 섬뜩한 뉴스로 온 나라를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한국인 납치 감금의 온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납치되었던 우리나라 대학생이 고문을 당해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이 사태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감금, 납치, 고문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평생 살면서 경험하기 힘든 일이지만, 캄보디아에 갔던 사람들에게는 비일비재한 일상이 된 지 오래였습니다.
드라마 모범택시 2에서 다뤄졌던 에피소드가 현실에서도 완전 똑같이 일어나고 있는 셈입니다. 정말 섬뜩하기 짝이 없었죠.
https://www.youtube.com/watch?v=qusMqKI5LkM
캄보디아에서의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2023년까지 스무 건 내외였지만, 중국인 범죄조직들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2024년에 220건, 2025년에는 8월까지만 330건으로 급증했습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베트남, 태국 등 국적도 다양한 사람들이 납치되고 있었죠. 이 통계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제 캄보디아는 더 이상 안전한 여행지가 아니라는 경고입니다.
그동안 범죄조직들은 SNS나 온라인 구인 사이트를 통해 '월급 500~1000만 원 보장', '항공권 및 숙식 100% 제공' 등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구직자들을 유인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20~30대 청년층이 주요 타깃이 되었죠. 현지에 도착한 피해자들은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기고 외부와 차단된 건물에 감금되어 보이스피싱, 불법 온라인 도박과 같은 범죄에 강제로 가담하게 됩니다.
사태가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캄보디아 정부의 묵인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이 사태를 중국 조직들의 문제로 치부하면서 캄보디아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공감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이들 범죄 조직은 기업처럼 대규모 합숙 시설을 대놓고 갖춰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지 당국의 비호를 받지 않는다면 절대로 불가능하죠.
국제 인권 단체 앰네스티에 따르면 현재 캄보디아에서 범죄단지가 만들어진 지역들은 50개가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정상적인 기업으로 포장된 그곳에서 나오는 수익은 GDP의 절반에 가깝다는 분석을 보면서 '왜 캄보디아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캄보디아 정부는 구출된 한국인에 대한 귀국조차 비협조적이었다고 알려져 더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2025년 10월 10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고, 주캄보디아 대사관 인력을 보강했으며, 영사를 1명 추가해 3명으로 증원했습니다. 경찰청은 캄보디아 경찰 당국과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논의 중이며, 10월 20~23일 국제경찰청장회의에서 업무협약 체결을 의제로 다룰 예정입니다. 아주 많이 늦은 조치죠.
물론 계속 관심을 가지면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겠지만 그동안 경험했던 사례를 비추어볼 때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범죄조직은 독버섯이나 잡초와도 같아서 잘라도 잘라도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이미 일부 조직들은 본거지를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사람도 제법 있다는 사실은 이 사태를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불법이라는 점을 알고도 돈을 벌겠다고 가는 사람도 많다는 의미입니다. 얼마 전 국내에서 사람들을 모아서 캄보디아로 보낸 모집책이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고수익을 미끼로 한 구인 광고에 현혹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세상에 쉽게 벌 수 있는 돈은 없습니다. 월 500만 원 이상을 보장한다는 해외 취업 광고, 숙식과 항공권까지 제공한다는 제안을 순진하게 받아들인다니 믿기가 어려웠습니다.
상황이 이런 데도 모집책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으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결국 우리가 할 일은 상식적이지 않은 고수익에 현혹되지 말고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캄보디아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는다면 저 역시 앞으로 캄보디아에 갈 일은 절대 없겠죠. 아무리 앙코르와트가 아름답다 해도, 내 생명과 가족의 안전보다 소중하지는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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