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2025년 3월 4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이후 어느덧 8개월째, 홈플러스는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의 현재 위기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당시 7조 2천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했습니다. 문제는 이 중 5조 원가량을 홈플러스 명의 대출로 조달했다는 점인데요.
과도한 차입금으로 인수한 홈플러스는 인수 첫날부터 빚더미에 올라앉은 채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20여 개의 점포를 매각하며 부채를 갚아나갔지만, 홈플러스는 시설 투자나 혁신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 결과 홈플러스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1,000억~2,0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경영난에 시달렸고, 결국 올해 기업 회생이라는 초강수를 두게 되었습니다.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에 가장 책임이 큰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을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청문회를 비롯해 국정감사에 소환하는 등 말과 글로 융단폭격했지만 딱히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그를 법적으로 처벌하거나 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금전적인 조치를 강제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으니까요.
그런 가운데 김병주 회장의 이름을 딴 도서관이 서울 한복판에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도 참 아이러니합니다.
결국 시간은 흘러 10월 31일,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한 홈플러스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감되었습니다. 그러나 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고작 2곳에 불과했습니다. AI 전문 핀테크 기업인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기업 스노마드가 그 주인공입니다.
하렉스인포텍은 직원 60여 명 규모의 중소기업으로, 지난해 약 3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3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미국에서 약 2조 8천억 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과연 실현 가능한 계획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스노마드 역시 종업원 10여 명 규모로, 지난해 매출액 116억 원에 영업이익 25억 원을 올렸지만 73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연 매출 7조 원대의 홈플러스를 인수할 만한 충분한 역량이 있는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이 두 회사가 자신들의 회사를 홍보하기 위해 인수능력도 없는데 나타났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MBK 파트너스가 시간을 끌기 위해 이 두 회사를 앞세웠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농협을 홈플러스의 적임자로 거론해 왔습니다. 전국에 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이 홈플러스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 또한 최근 5년간 심각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농협 하나로유통은 2021년부터 매년 수백억 원대 영업손실을 내고 있으며, 2025년 8월 기준 전체 62개 매장 중 35곳(56.5%)이 적자 상태입니다. 자체적으로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실기업을 인수한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었죠.
더욱이 농협중앙회의 수장인 강호동 회장이 최근 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도 큰 걸림돌입니다. 강 회장은 2024년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 전후 용역업체 대표로부터 1억 원이 넘는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10월 15일 강 회장의 집무실을 압수수색했고, 10월 30일에는 출국금지 조치를 요청했습니다.
또한 강 회장은 10월 2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 인수와 관련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검토한 바 없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본인이 법적인 처벌을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을 추진할 리더십이 발휘되기란 불가능해 보입니다.
홈플러스 사태가 심각한 이유는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는 직원 약 2만 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협력업체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약 10만 명의 생계가 이 회사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전국 123개 대형마트와 297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이 청산될 경우,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실로 막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고 있기에 서울회생법원도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이미 네 차례나 연장해 주었습니다. 얼마나 추가 연장을 해줄지도 불확실합니다. 홈플러스 매장의 상당수는 전기요금마저 두 달 치 넘게 밀려있다고 합니다. 세 달 치가 밀리면 바로 단전이기 때문에 상황이 심각합니다.
상황이 아주 어렵기는 하지만, 아직 희망의 끈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닙니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마감일 이후에도 인수의향서를 추가로 받아 후보군을 최대한 늘릴 방침입니다. 또한 최종 입찰 제안서 제출일인 11월 26일까지 새로운 매수 희망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당사자들의 의향과는 별개로 쿠팡, 신세계, 롯데쇼핑, 네이버 등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합니다. 이들 기업이 홈플러스의 오프라인 인프라와 자신들의 온라인 역량을 결합한다면 새로운 유통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단순히 하나의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유통 생태계의 중요한 축입니다. 2만 명의 직원과 10만 명의 경제공동체 구성원들이 타고 있는 난파선을 다시 고쳐서 훌륭한 범선으로 이끌 수 있는 기업과 해법이 나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