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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야구 vs 최강야구, 함께 망해가는 야구예능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야구예능계가 요즘 그야말로 풍비박산 나고 있습니다. JTBC의 '최강야구'와 스튜디오C1의 '불꽃야구', 이 둘이 서로 물고 뜯으며 함께 추락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참으로 씁쓸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먼저 JTBC '최강야구'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한때 시청률 4.4%까지 찍으며 종편 예능의 일등공신이자 자존심이었던 이 프로그램이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갈등이 일어나고 기존 멤버들로 이뤄진 불꽃야구가 론칭한 뒤 JTBC는 새로운 시즌을 출범시켰습니다. 이종범 전 KT 코치를 비롯한 은퇴한 야구선수들을 영입한 뒤 2025년 9월 새 시즌 첫 회 시청률이 1.5%였습니다. 그래도 1%는 넘었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가장 높은 시청률이 되고 말았습니다.


2회는 1.3%,

3회는 1%,

4회는 0.8%...

그리고 최근에는 0.6에서 0.9%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중입니다. 무려 6주 연속 0%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중입니다. 들인 공에 비해 결과가 매우 참담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러다 소리소문 없이 종영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화면 캡처 2025-12-21 151049.jpg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가장 큰 원인은 원년 멤버들의 이탈입니다. 장시원 PD와 박용택, 정근우 등 팬들이 사랑했던 '최강 몬스터즈' 멤버들은 모두 불꽃야구로 떠났습니다. 이종범 감독을 앞세워 새 멤버들과 새 제작진으로 시작했지만, 시청자들은 예전 그 맛이 아니라며 등을 돌렸습니다. 반복되는 포맷에 인위적인 설정에 몰입감이나 긴장감도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그렇다고 원년 멤버들이 만든 '불꽃야구'의 상황도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유튜브에서 새롭게 자리를 잡은 뒤 화제성 하나는 확실했습니다. 공개 17시간 만에 조회수 74만 회를 돌파할 정도로 그동안 탄탄하게 다졌던 팬덤은 든든했습니다.


하지만 법적 문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지난 12월 19일, 서울중앙지법은 JTBC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불꽃야구'의 제작과 판매, 유통, 배포, 전송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스튜디오C1이 최강야구의 핵심 구성 요소와 서사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라며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미 공개된 회차를 포함해 '불꽃야구'라는 명칭이나 '불꽃파이터즈'라는 팀명이 등장하는 모든 영상물은 더 이상 서비스될 수 없습니다. 물론 불꽃야구 측이 항고 의사를 밝혔지만, 사실상 프로그램 존폐의 기로에 놓인 상황입니다.




법원은 이 판결과 더불어 화해를 권고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두 프로그램이 출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를 공격하며 함께 무너지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JTBC는 법적 공방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최강야구' 시청률은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새 출연진으로 꾸린 팀은 화제성도 없고, 예능감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불꽃야구'는 인기는 있었지만 법원 판결로 사실상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 콘텐츠를 올리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팬들조차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유튜브에서는 JTBC의 저작권 신고로 계속 영상이 비공개 처리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일부 야구팬들과 강성 커뮤니티에서는 팬덤몰이와 과도한 상업화, 법정 다툼에 지쳐 "아예 둘 다 없어지고 야구 예능 자체도 사라지면 좋겠다"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으니 이 상황이 썩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말이 있지만 감정이 상하면 그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죠. 이미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만 생기는 구조지만 자존심 때문에 그리고 먼저 굽히면 협상에서 불리할까 싶어 그러지 못하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한쪽은 시청률 0%대로 조기종영 위기, 한쪽은 법원 판결로 방송 금지. 감정싸움과 진실공방을 넘어 법정 소송까지 이어지면서, 둘 다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함께 추락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떠나고, 광고주들은 외면하고, 법정 공방만 남았습니다.


야구는 좋아하지만 야구예능은 안 봤던 제 선택이 현명했던 걸까요? 어쨌든 제 시간과 감정은 낭비하지 않았으니, 이 혼란 속에서 저만큼은 평화롭습니다. 이 와중에 솔로몬의 지혜가 발휘되어 극적으로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높은 확률은 공멸의 길이겠지만요. 한편으로는 '최강야구'도, '불꽃야구'도 안 보는 제가 진정한 승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줄 요약 : 최강야구는 시청률 폭망, 불꽃야구는 법정 퇴출, 결국 둘 다 안 본 나만 승자가 되고 있는 희한한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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