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최근 대한적십자사에서 이런 내용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헌혈하면 선착순으로 두쫀쿠(두바이 쫀득쿠키)를 드립니다!"
인기가 많아졌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인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두쫀쿠를 한 번도 먹지 않았고 앞으로도 먹을 계획이 없습니다. 하지만 헌혈의 집에서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열풍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제는 쓸 때가 되었다 싶어서 한 번 몇 자 적어봅니다.
요즘 SNS에는 온통 두쫀쿠 이야기입니다. 이 디저트는 카다이프라는 머리카락처럼 얇은 반죽을 바삭하게 튀긴 뒤 피스타치오 크림과 함께 마시멜로 반죽으로 감싸 만듭니다. 한 입 베어 물면 바삭한 식감과 쫀득한 식감,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중독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하지만 이 열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두쫀쿠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현지화 디저트입니다. 2024년 유행했던 두바이 초콜릿(중동식 얇은 면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초콜릿에 넣은 디저트)과 쫀득쿠키(마시멜로를 녹여 만든 디저트)를 결합해 탄생했습니다.
2025년 4월, 디저트 가게 '몬트쿠키'가 처음으로 지금 우리가 아는 동그란 형태의 두쫀쿠를 선보였습니다.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25년 9월 아이브의 장원영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두쫀쿠 사진을 올리면서 팬들 사이로 급속히 퍼져나갔습니다. 2025년 12월, 여러 아이돌과 인플루언서들도 언급하면서 유행이 본격적으로 확산됐습니다. 네이버 검색량은 11월 대비 12월에 251% 증가했죠.
사람들은 새벽부터 줄을 서고, 오픈과 동시에 달려갑니다. 오픈 30분 만에 하루 물량이 동나는 곳도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두쫀쿠 지도까지 만들어졌습니다.
배달 앱에서는 개당 6,000원에서 10,000원까지 하는데도 품절된 가게가 줄을 잇습니다.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 하나에 만 원이 넘는 곳도 많은데 말이죠.
겉으로 보기엔 두쫀쿠를 파는 카페들이 대박을 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주요 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가격이 폭등해서죠. 2026년 1월 기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는 당연히 수급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유행 초기 3,000원대였다가 2026년 1월에는 1만 원대까지 폭등했습니다.
제대로 만든 두쫀쿠의 경우 원재료 값만 40% 이상 나온다는 계산 결과도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카페가 오히려 이익을 거의 못 보거나 적자를 감수하며 파는 구조가 된 셈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하는 이유는 지금 안 팔면 유행이 지나간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두쫀쿠를 팔아야 손님이 오고, 인스타그램에 올라가고, 카페 이름이 알려지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죠.
이 열풍은 흡사 탕후루와 비슷합니다. 한때 동네마다 탕후루 가게가 생겼고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엄청난 인기를 끌었죠. 과일을 설탕에 코팅한 중국 전통 간식인 탕후루는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지금은 그때의 열풍은 온데간데없습니다.
두쫀쿠도 탕후루와 비슷한 점이 또 있습니다.
의사들까지 나서서 건강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죠. 두쫀쿠의 핵심 재료는 중동식 얇은 면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마시멜로인데 단순 당(Simple Sugar)과 포화지방(Saturated Fat)이 동시에 고밀도로 농축된 형태의 음식입니다. 한 개당 400∼600kcal에 달하니 많이 먹을 경우 지방간 위험이 증가하고 내장 지방 축적으로 대사증후군 발생 가능성도 커진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두쫀쿠도 이제 유행의 끝이 보이는 듯한 느낌도 많이 듭니다. 탕후루도 건강 관련 이슈가 점점 부각되면서 인기가 꺾이기 시작했거든요.
이런 열풍들의 가장 큰 문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유행은 빠르게 왔다가 빠르게 사라집니다. 이에 너무 매몰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봅니다.
첫째, 유행에 깊게 뛰어든 자영업자들입니다. 전문점까지 차린 경우도 있다고 하니까요. 반대로 일부 카페들은 두쫀쿠를 안 판다는 이유로 외면받기도 합니다.
둘째, 소비자들입니다. 여기저기서 팔기 시작하는데 대충 만들어 파는 곳도 많아졌습니다. 유행이니까 한번 먹어보는 건 좋지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유행을 즐기는 건 나쁘지 않습니다.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재미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소비자도 적당한 선에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SNS에 올라온 사진만 보고 무작정 달려가는 대신, 진짜 맛있는 곳, 정직하게 장사하는 곳을 찾아가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자영업자들도 유행도 한때라는 사실을 알고 현명하게 운영을 해야 할 테고요. 유행에 편승해서 단기간에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메뉴로 꾸준히 손님을 맞이하는 가게가 더 오래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두쫀쿠가 대만 카스텔라, 탕후루처럼 반짝 뜨다가 사라질지 아니면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진짜 사랑받는 디저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물론 답은 다들 짐작하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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