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살면서 요리를 제대로 하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대략 4~5년 정도 되었죠. 아내가 회사일이 바빠지면서부터였습니다. 아내가 만들어놓은 음식만 먹는 것도 한계가 있고 마냥 배달하거나 포장해 온 음식으로만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생계형이었습니다.
요즘 절찬리에 방영되었던 흑백요리사 2에 나오시는 셰프들처럼 뛰어난 실력은 아니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름 짧은 경력에 비해 아웃풋은 나쁘지 않은 편이었죠.
그동안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만들면서 가족들의 좋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반응이 나쁘지 않으니 나름 요리에 대한 재미도 느낄 수 있었죠. 그런데 언젠가부터 아이들에게서 이런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ㅇㅇ예요? 좀 지겨운데"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도 많으니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할 수는 없었던지라 자주 했던 메뉴를 선택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아이들의 이런 피드백이 저를 부담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버럭 화를 내지는 않습니다. 좀 서운할 뿐이죠. 바로 맞받아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네가 한번 만들어줄래?"라고 말이죠.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들이 말실수를 했음을 깨닫고 사과를 하죠.
그렇다고 심란함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먹기만 하는 사람이라도 음식의 빈도가 잦다고 느껴지면 충분히 낼 수 있는 의견이기는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새로운 시도를 한 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게살수프였죠.
원래 저는 게살덮밥을 하기 위해 평소에 크래미를 사다 놓습니다. 그러다가 유통기한이 임박한 크래미를 보며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최근에 식당에서 먹었던 게살수프가 떠올랐고 한 번 만들어보면 좋겠다 싶었던 거죠.
앱을 열심히 검색해서 집에 있는 재료로 가능한 알맞은 레시피를 찾았습니다. 그러고서는 재료를 꺼내놓은 뒤 열심히 게살을 찢기 시작했죠. 솔직히 이 과정이 가장 번거롭고 귀찮습니다.
찢은 게살을 물에 담가놓은 뒤 냄비에 물을 올려놓고 치킨스톡도 넣었습니다. 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전분 물도 준비를 했죠. 과정만 보면 너무 간단해 보였습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고 게살과 함께 계란을 풀어서 넣고 전분도 조금씩 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시간이 갈수록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보통 식당에서 제공되는 게살수프는 투명하기 때문이었죠.
"맛만 괜찮으면 됐지"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짧은 과정의 간단한 요리를 마무리했습니다.
숙제를 하던 아이들을 불러서 야참이라며 시식을 하게 했습니다. 맛이 없거나 이상하면 숨기지 않고 말을 하는데 그러지는 않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맛있다며 더 달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도 불안해서 맛을 보니 식당에서 먹었던 맛과는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망친 요리처럼 느껴져서 실망스럽더군요.
참고로 처음에는 사진과 같은 게살수프를 원했습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너무 커서 심적으로도 많이 위축되는 느낌이더군요.
그동안 큰 실패 없이 요리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거만해지지 않았나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게살수프 사태로 자신감이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다시 심기일전해 보려고 합니다. 어차피 제가 전문 요리사가 되려고 하는 사람도 아닌데 너무 부담감 가질 필요는 없으니까요.
다음번엔 게살수프 설욕전은 물론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 볼까 합니다. 길고 긴 겨울방학이기도 하니까요. 설령 실패하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될 테고 제게도 소중한 경험이 될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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