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우리나라의 피아노 연주 분야에서도 조성진, 임윤찬, 손열음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이 등장하며 국위선양을 했습니다. 그 덕분에 국내에서도 수준 높은 연주회들이 더 늘어났죠. 하지만 수준 높은 공연에 비해 일부 관객들의 매너는 여전히 아쉬운 수준입니다.
특히 최근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공연에서 있었던 일은 뉴스에서까지 언급이 되었죠. 지난 12월 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협연 도중, 1층 관객석 쪽에서 휴대전화 소음이 발생해 3층까지 울려 퍼졌습니다. 무려 30초 동안 이어진 이 소음은 최고 45만 원의 티켓값을 지불한 다른 관객들의 감상을 완전히 망쳐버렸습니다.
공연 후 로비에서는 분노한 관객들이 소란을 일으켰고, 일부는 피해보상 소송까지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한 사람의 무례함이 수천 명의 소중한 시간과 돈을 헛되이 만든 셈입니다.
이런 일이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시작부터 강력한 규칙을 세운 연주자가 있습니다. 폴란드의 거장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입니다. 그는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심지어 커튼콜에서조차 녹음이나 촬영을 절대 금지합니다. 2003년 예술의전당 첫 내한 공연 때는 무대 천장에 설치된 마이크를 보고 녹음용이라고 오해해 직접 줄을 자르려 해서 공연장 직원들이 화들짝 놀란 적도 있습니다.
2013년 독일 공연에서는 한 관객이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즉시 연주를 중단했습니다. 불같은 성격으로 유명한 그는 공연 방해 상황이 발생하면 연주 중단을 불사합니다. 덕분에 지메르만의 공연에서는 임윤찬 공연 같은 창피한 관크(관객+크리티컬 :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관객) 상황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재즈 피아니스트 키스 자렛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공연 중 기침 소리나 의도하지 않은 소리, 사진 촬영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한국 내한 당시 스태프들이 관객들에게 여러 차례 신신당부했지만, 결국 무례한 관객 한 명이 플래시를 터트리자 여러 명이 따라 찍기 시작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키스 자렛이 격노했다고 하죠.
모든 공연자가 지메르만이나 키스 자렛처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공연장에서 먼저 강력한 규칙을 세워야 합니다. 각 나라에서 휴대전화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세우는 대응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표적 클래식 전용관인 산토리홀에서는 내부에 전파 차단기를 설치하기까지 했지만 알람이나 미디어 재생까지 막을 순 없어서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국내에서도 2001년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에 전파 차단기를 설치했으나, 긴급 재난 문자 수신이 어려워진다는 문제와 함께 현행법 위반 소지로 인해 2003년에 철거되고 말았죠.
앞으로도 많은 대책이 강구되고 시행되겠지만 더 중요한 건 관객 스스로의 의식입니다.
공연장에서 매너를 지키는 일은 아주 기본적인 에티켓입니다.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전환하고, 공연 중 조용히 감상하며,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을 자제하는 일은 기본 중의 기본 상식입니다.
그런 기본조차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문화공연을 즐기겠다고 하는 일은 굉장히 어불성설입니다. 문화인으로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의식조차 없다면, 그 사람은 공연장에 올 자격이 없습니다.
임윤찬은 그날 어수선한 상황이 생겼음에도 연주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연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연주자는 드뭅니다. 연주자는 최선을 다했지만 방해받았고, 수천 명의 관객은 되돌릴 수 없는 30초의 공백을 경험했습니다.
지메르만이 강력한 규칙을 세운 이유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연주에 조금도 방해받지 않고 최상의 연주를 들려주기 위함입니다. 관객들에게 완벽한 공연을 선물하려는 연주자의 진심인 셈입니다.
공연장 매너는 가정에서부터 가르쳐야 합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콘서트장에서 공연을 볼 때,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방문할 때 지켜야 할 예의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매너를 배우지 못했다면 그런 몰상식한 사람에게는 제재가 필요할 수밖에 없겠죠. 관람료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온전한 관객이 되는 건 아닙니다.
문화를 즐길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권리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책임과 함께합니다. 내가 공연을 즐길 권리만큼, 옆 사람도 공연을 온전히 감상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강력한 규칙도 필요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문화인으로서의 의식을 모두가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연주자도, 관객도, 모두가 행복한 공연 문화가 만들어질 테니까요.
#공연장매너 #임윤찬 #크리스티안지메르만 #키스자렛 #공연에티켓 #휴대전화소음 #문화관객 #클래식공연 #관객의식 #공연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