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에서 모여 함께 한 '쌀 나르기' 봉사활동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겨울은 정말 싫은 계절입니다. 정말 싫어요. 어우.. 진짜 싫습니다.


그래도 굳이 꼽아보자면 전혀 좋은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뱅쇼를 먹을 수도 있고 겨울방학이 길어서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다는..

아.. 이건 장점이 아닌가요?


그리고 연탄봉사와 같은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얼마 전에는 연탄봉사 두 번을 잘 마무리했고 어제 처음으로 '쌀 나르기 봉사'라는 걸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몇 해 동안 진행해 왔다고 하던데 저는 처음 신청을 하게 되었죠.


지난 두 번의 연탄봉사 활동은 제게 꽤 편하고 수월한 봉사였습니다. 한 군데는 성동구였고 한 군데는 광진구여서 집에서 아주 가까워서였습니다. 사실 노동의 강도는 물론 이동하는 거리의 고단함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쌀 나르기 봉사를 하는 장소는 바로 노원구 상계동이었습니다. 도어 투 도어로 1시간 10분이 걸려서 만만치 않은 곳이었죠.




어제저녁 야간근무를 하는 동안에도 멀다는 생각도 들었고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았서 계속 고민을 했습니다. 만약 안 가려면 적어도 하루 전에는 말씀을 드려야 할 테니까요.


"가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좋은 일로 도파민을 얻을 수 있는데 마다하기 어려웠죠.


집에서 출발해 집결지까지 가는 길도 만만찮았습니다. 5호선을 타고 7호선을 타고 다시 4호선을 갈아탄 뒤 버스까지 탄 뒤에야 도착할 수 있었죠. 사람 한 명도 타고 있지 않는 열차를 대낮에 보는 경험도 신선했습니다. 그렇게 산 넘고 물 건너 한때 4호선의 종착역이었던 불암산역(구 당고개역)에 도착했습니다.




집결지에 가까워지고 주위를 살펴보는 순간 이 동네 역시 서울이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거환경이 양호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낡고 허름한 집들이 제법 많이 보여서였죠.




저는 집결시간인 두 시에 맞게 도착을 했습니다. 이미 모여계신 분들은 먼발치에서 봤는데 분주해 보이더군요. 조금 일찍 일을 시작하신 듯해 보였습니다. 저도 인원 파악을 하시는 분께 제 이름을 알려드린 뒤 경량패딩을 벗고 바로 봉사활동에 투입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커다란 트럭이 싣고 온 쌀을 바닥에 내리는 일이었습니다.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서였죠. 저는 처음에 호기롭게 10kg짜리 쌀을 세 포대를 들고 옮겼습니다. 하지만 30kg의 무게가 온몸에 전해지는 바로 순간!!!


5G 급 속도로 자기 객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다음부터는 두 포대씩 옮기기 시작했죠. 집에는 걸어갈 수 있어야 하니까요.


40명이나 모집해서 하는 활동이기에 스케일이 좀 클 거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여쭤보니 오늘 배달할 쌀은 총 300포대라고 하시더군요. '사랑의 쌀 나눔' 행사는 사랑의 연탄이 유한양행을 통해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행사였습니다. 적어도 누가 준 쌀인지 알리는 일은 필요했기에 배달하기 전에 부지런히 바닥에 놓고 붙였습니다.


이런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은 저 또한 아무런 대가 없이 홍보를 많이 해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유한양행 최고!




그런데 이 글을 읽으시면서 이런 궁금증도 드시지 않으셨나 생각이 듭니다.


그냥 쌀을 다시 내리지 말고 그대로 쌀을 싣고 온 트럭 기사분이 배달하듯 그냥 실어다 드리면 되는 게 아니냐고 말이죠. 스티커는 그때 붙여도 되지 않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장 여건은 그렇게 녹록지 않았습니다. 일단 길이 너무 가파르고 험난할뿐더러 너무 협소했기 때문입니다. 경사가 있는 곳은 30~40도가 기본처럼 보이고 길은 차 두 대가 동시에 지나가기도 어려운 곳이 많았습니다.




함께 쌀을 나르던 봉사자분께서 제가 일하는 사진을 찍어주셨는데 제 뒷머리 모습은 오랜만이네요. 나잇값을 못 한다는 느낌이 뭔지 아주 조금은 알 법도 합니다. 앞모습은 많은 분들의 안구건강을 걱정하셔서였는지 미처 못 찍으신 모양입니다. ^^




스티커를 모두 붙인 뒤 각각 임무가 주어졌는데 제가 속한 팀은 간사님을 포함해 4인 1조로 차에 쌀을 싣고 배달하는 일을 했습니다. 한 번은 트렁크와 뒷자리에 스물아홉 포대(290kg)를 실었는데 차가 소화해 낼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죠. 통장님 댁에 전해드리거나 개별 가정에 직접 전달해 드리는 방식이었는데 댁에 계시지 않으면 문 앞에 놔두고 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쌀을 이렇게 가가호호 나눠드리면 모두 다 좋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쌀을 받지 못한 분들이 '나는 왜 못 받느냐'라며 불만을 제기하시는 경우가 제법 많아 통장님이 힘드시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노고가 참 많으시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1시간 40분 정도의 모든 활동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해산하기 전에 짧은 시간 소회를 나누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1시간 걸려서 온 저도 꽤 오래 걸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죠.


마무리를 하는 과정에서 사랑의 연탄 국장님 주도로 짧게 소감을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도 이야기를 하게 되었죠.


초반에 고양에서 오신 분이 계셔서 놀랐는데 곧이어 안양, 인천, 춘천까지 나오면서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날 1등은 천안에서 와주신 분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온 저는 오는 데 고생이라고 할 것도 아니었습니다.


거기에 고3 학생과 군대 전역이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친구까지 함께 하면서 큰 희망은 물론 진짜 아름다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뜻깊은 시간이었죠.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 줄 요약 : 쌀은 무거웠고 온몸이 아팠다. 그 대신 책에서 배울 수 없는 인간다움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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