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권 전쟁, 올림픽 무관심, 엘리트 스포츠의 한계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올림픽 분위기가 느껴지시나요? 성적도 예년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지상파 3사 없이 JTBC가 단독 중계하는 대회여서죠.


JTBC는 2019년 IOC와 직접 협상해 2026~2032년 동·하계 올림픽과 2026~2030년 월드컵 중계권을 한꺼번에 확보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비용을 최소 5,000억 원에서 최대 7,000억 원으로 추산합니다. 이후 지상파 3사에 재판매를 시도했지만, 패키지 묶음 판매 조건과 비밀유지확약서 문제 등으로 세 차례 협상이 모두 결렬되었습니다.


지상파 3사는 방송법상 보편적 시청권 위반이라며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했고, JTBC는 지상파의 담합 혐의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며 맞불을 놓았죠. 결국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이후 46년 만에 지상파에서 올림픽을 볼 수 없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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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끼리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싸웠는데, 정작 국민적 관심은 따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개막식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1.8%에 그쳤습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KBS에서 9.9%를 기록했던 점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죠.


컬링 믹스더블은 1.5%,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는 1.7%였습니다. 스노보드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노력 중이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올림픽 하는 줄도 몰랐다"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동계올림픽'을 검색하면 '동계올림픽 무관심'이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입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마저 국민 시청권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을 만큼, 중계권 독점이 대회 분위기 자체를 가라앉힌 셈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보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엘리트 스포츠에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대한체육회의 2026년 예산은 3,4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3.4%나 늘었습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밀라노 동계올림픽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등 국제 대회 훈련·파견 지원에 쓰이죠. 국가대표 훈련 환경 개선, 전략 종목 육성, 예비 국가대표 프로그램 신설 등 엘리트 스포츠 관련 예산만 해도 국가 차원의 비용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그런데 시선을 해외로 돌리면 또 다른 현실이 보입니다. 독일의 봅슬레이 스타 리사 부크비츠(31)는 2018년 평창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임에도 훈련비를 감당하지 못해 성인 전용 플랫폼 온리팬스(OnlyFans)에서 활동하며 출전 경비를 마련했다는 소식으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봅슬레이 종목은 한 시즌 비용만 5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7,000만 원이 넘는데 항공료와 장비비, 훈련캠프 비용, 동승자 보너스까지 합치면 스폰서십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거죠. 본인도 "경기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현실이 슬프다"라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만으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라며 토로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엘리트 스포츠 지원 체계가 이런 지경까지 가서는 안 됩니다. 선수들이 훈련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시청률 1%대의 올림픽 중계에 수천억 원의 중계권료가 오가고, 국민적 관심과 무관하게 매년 수천억 원 규모의 예산이 엘리트 스포츠에 투입되는 구조가 과연 지속 가능한지도 되짚어봐야 합니다.


다른 나라들이 펼치고 있는 체육 정책과 비교해도 우리의 방식이 비효율적임을 쉽게 알 수 있으니까요. 즐기기 위한 스포츠가 아닌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방식은 결코 스포츠 정신은 물론 세계인의 축제라는 취지와도 거리가 멀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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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수준의 저출생으로 학교 운동부 저변 자체가 줄어들고 있고, 비인기 종목 실업팀은 계속 해체되고 있는 현실까지 겹치면 고민은 더 깊어집니다. 국민의 즐거움이라는 명목이 어디까지 유효한지, 한 번쯤 진지하게 돌아볼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 회장의 말 또한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성적에 너무 연연하기보다는 편안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대회가 되는 건 너무 어려운 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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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엘리트 스포츠, 국민들이 정말로 원하는 방향이며 효율적으로 돈을 쓰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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