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코인 62만개 지급, 빗썸으로 본 가상화폐의 민낯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제가 아직까지 의구심을 가지고 믿지 않는 돈과 관련된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복권과 가상화폐인데요. 복권은 당첨자나 당첨번호가 확률적으로 이상한 경우가 많아 의심의 눈초리가 많습니다.




가상화폐는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화폐가 천문학적 가격에 거래됩니다. 둘 다 '시스템을 믿어야만 하는' 구조인데, 그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식과 달리 논리적이거나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데 말이죠. 저도 한때(10년 전) 잠깐 들어갔다가 반년 만에 큰 깨달음을 얻은 뒤 털고 나온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던 며칠 전 제 불신에 대한 심증을 더욱 굳혀주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2월 5일에 가상화폐와 관련된 사상 초유의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말이죠.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2월 5일 저녁 7시쯤 빗썸은 고객 대상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큰 실수가 발생했습니다. 랜덤박스를 연 당첨자 249명에게 당첨금 2천 원∼5만 원씩 총 ‘62만 원’을 주려는 계획이었는데 비트코인을 ‘62만 개’나 지급하고 말았습니다.


그 시점의 우리나라 비트코인 1개당 시세가 9,800만 원대였던 사실을 고려한다면 1인당 최소 1,96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지급된 셈입니다. 일부 사용자는 전산시스템의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환전까지 시도했고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잠시 비트코인의 시세가 8,100만 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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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실수를 파악한 빗썸 측에서 지급정지를 시행해서 출금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이런 실수는 은행이나 증권회사에서 일어나기도 하기에 그리 접하기 드문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빗썸도 “오지급 금액의 99% 이상이 회수되었으며, 빠른 조치를 통해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라며 이 사태를 애써 축소하며 본인들의 위기관리능력에 대해 자화자찬하는 듯한 발표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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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수로 입력해서 엄청난 금액이 오지급 되었다는 사실보다 더 치명적인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바로 빗썸이 실수로 지급한 비트코인의 수가 보유한 양보다 훨씬 많았다는 점인데요. 지난해 금감원에 공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직접 보유 175개, 고객 위탁분 4만 2619개를 포함하면 약 4만 3천 개입니다.


하지만 잘못 지급된 코인은 62만 개였죠. 갖고 있는 것보다 15배에 이르는 코인을 고객들에게 나눠준 꼴입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자산을 본인들이 나눠줄 수 있는 구조였던 셈이죠. 가상화폐 거래소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시중에 없는 코인을 유통해서 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로 드러났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가상자산이 말 그대로 가지고 있지도 않은 가상의 자산까지 만들어서 거래도 가능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죠.


비트코인 시세가 안 그래도 폭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대형 악재가 터진 셈입니다.


예전에 삼성증권에서 유령주식이 오지급 된 사건이 있었는데 이와 비슷한 사례라고 합니다. 금융당국이 긴급하게 조사에 들어갔는데 가상자산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니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려봐야 할 듯합니다.




2025년을 기준으로 국내 가상자산 업체들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조 원이 넘었습니다. 빗썸은 업비트에 이어 연간 영업이익이 1천억 원이 넘는 업계 2위의 대형 회사입니다.


하지만 자산을 믿고 맡기기에는 신뢰를 너무 많이 잃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런 허술한 시스템이 업비트나 다른 업체라고 다를까요? 이런 불신을 완벽하게 해소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당분간은 제 자산을 맡길 일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일로 이 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어떤 제재를 받는지 끝까지 지켜봐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한 줄 요약 : 가상자산에 대한 믿음이 원래 별로 없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더욱 떨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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