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학부모 총회에서 마이크를 오래 잡았던 이유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학부모 총회를 진행했습니다. 학부모 총회는 쉽게 말해 학교와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날입니다. 임원도 뽑고 학교 운영 방향도 듣고 같은 반 학부모끼리 얼굴도 익히는 자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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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학부모 총회에 대해서 글을 한 번 썼는데 비슷한 글을 또 쓰기는 뭣하기도 해서 다른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늘 이 시기는 학교는 물론 학부모들께서도 초미의 관심사를 보이고 계시니 1년이 지난 글임에도 꽤 찾아보시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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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미 두 번의 총회를 참석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죠. 굳이 참석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아이들도 이번에 학부모 참관수업에는 독서시간이어서 아무도 오시지 않을 듯하다며 무언의 압박을 주길래 알겠다고 했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필수 참석자로 지정이 되는 바람에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학교 운영위원회 학부모 위원 모집에 입후보해서 최종 선정되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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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학교 운영위원회 학부모 위원은 5~7명 정도 모집하는데 모집 인원보다 많이 지원을 해서 투표까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인들께 여쭤보니 인근 고등학교들은 100% 경합이 붙어서 학부모 투표를 한다더군요. 그런 점에서 저희 학교는 평탄하게 마무리된 편이었습니다.


이번에 지원한 총 다섯 명의 학부모 위원 중 공교롭게 3학년은 저뿐이었기에 선임위원이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운영위원을 했을 때는 제일 막내라서 눈치도 많이 보고 고생을 했는데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죠.


점심때 학교로 가서 교장선생님과 잠시 티타임을 가진 뒤 행사를 하는 강당으로 향했습니다.


행사가 진행되면서 교장선생님의 학교 소개를 비롯한 앞으로의 학교 운영 방향에 대한 설명이 있으셨습니다. 곧바로 운영위원 임명에 관한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입후보한 위원님들과 함께 단상에 올라 임명장을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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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표로 참석한 학부모님들 앞에서 제가 미리 준비했던 간단한 인사말을 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학교 운영위원 활동 6년,

학부모회 3년,

학교폭력심의위원 활동 4년을 하면서도

학부모님들 앞에서 말할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꽤 재미있는 상황이었죠.


부담 없이 하라고 행정실장께서 말씀하셨지만 부담 백배였습니다. 사실 떨려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적당히 요약해서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중학생을 학교에 보내는 1학년 부모님들께는 중요한 이야기였으니까요.


새로운 학교로 와서 학부모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말은 교장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들이 얼마든지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허한 메아리처럼 지겹게 느껴질 수밖에 없죠. 오히려 2년이나 먼저 학교생활이나 학폭위 활동을 해본 학부모가 하는 말이라면 조금이나마 더 설득력이 있을 듯해서였죠.




그래서 2~3분가량의 글을 준비해서 떠들었습니다.


ㅇ 스마트폰 관리는 학교가 아닌 집에서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하고

ㅇ 학교 활동에 참여하면 사춘기 아이와의 공통분모를 만들 수 있어서 소통이 한결 수월하다는 점

ㅇ 학교폭력은 고등학교 때가 아닌 중학교 때부터 가정에서 잘 지도해 줘야 된다는 이야기 등

보통 당선소감을 짧게 하는 분들에 비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드렸죠.


그리고 마지막에는 제가 백수가 아니며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는 말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사실 이 말이 가장 핵심이기도 했죠.


조금 길어졌나 싶었지만 내려와서 자리에 앉으려고 하니 제 뒷자리에 계시던 선생님들이 오히려 엄지를 치켜세워주시더군요. 선생님들이 하고 싶지만 하기 힘들었던 말씀 잘해주셨다고 말이죠. 그 덕분에 잠시 으쓱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사이자 부모님들도 꽤 신경을 쓰는 날인 학부모 총회는 제게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준 채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올해도 운영위원회 활동을 하게 되었으니 유종의 미를 잘 거둘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한 줄 요약 : 세 번째 학부모총회, 밋밋할 줄 알았는데 선생님들의 엄지 덕분에 생각보다 뿌듯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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