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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02. 2022

꽃구경과의 전쟁

벚꽃의 유혹

 

 지난 주말에 아이들과 집 앞에서 놀다가 반가운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기나긴 겨울을 이겨낸 몇몇 나무들이 꽃잎을 가지 밖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을 본 것이죠. 겨울이라는 힘든 시기를 씩씩하게 겪어낸 형형색색의 잎은 그 기개가 왠지 남다르게 느껴집니다.



  아차산에 올라가 보니 다양한 봄꽃들이 더 많이 피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지 춥지 않기 때문은 아닌 듯하네요. 




 봄꽃들이야 열 락 중에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는 것처럼 뭐가 제일 낫다 정하기 어렵습니다. 지만 저한테 있어 최고의 봄꽃은 벚꽃입니다.

아직 피기 전의 벚꽃
피기 시작한 벚꽃

 

 저는 고향이 경남 진해입니다(물론 이제는 고향을 잃어 창원시 진해구로 불리지만요).  산도 가깝고 바다도 가까워서 참 살기 좋은 곳입니다.


 아시다시피 진해는 벚꽃이 만개한 4월에 열리는 군항제로 유명합니다. 그러다 보니 학창 시절에는 군항제를 매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지나치게 북적대고 복잡한 곳을 싫어하는 제게는 군항제가 그리 즐거운 행사는 아니었던 게죠.

진해 관광지도


 그렇게 늘 정신 사납게만 느껴졌던 군항제는 대학교를 가게 되 고향을 떠나게 된 뒤로 보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저는 그 이후로 4월의 진해 벚꽃을 22년 동안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후로 친가에 갈 일이 있더라관광객이 파도처럼 넘실대는 3말 4초는 무조건 피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벚꽃이라는 존재는 사는 동네 근처에 심어진 것만 간간히 보게 되었네요.

서울 우리 동네에서 그나마 제일 만개한 벚꽃


 오늘 봄 이야기를 글로 쓸 계획이니 부모님께 벚꽃 사진을 좀 보내주십사 부탁드렸습니다. 오후에 아버지께서 한 무더기, 어머니께서도 한 무더기를 보내주셨네요. 몰랐으면 모를까 막상 사진을 보니 그동안 잊고 있었지만 여전히 참 좋은 풍경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진해의 친가 앞의 벚꽃
진해 벚꽃명소 1호 '경화역'
진해 벚꽃 명소 2호 '여좌천'
진해 벚꽃 명소 3호 '장복산'

모두 어제오늘 진해에서 찍은 사진이라네요.


#진해 #군항제 #여의도 #벚꽃 #할미꽃 #봄나들이 #상춘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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