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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06. 2022

치즈 감자 호떡과의 전쟁

흔한 남매! 고마워요~

 

 아이들은 <흔한 남매>를 좋아합니다. 유튜브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책도 즐겨보죠. 력적인 것도 아니고 선정적이지도 않은 콘텐츠기에 평소 다 함께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인공 두 사람을 보면서 사람의 인생은 노력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깨닫기도 하죠.

실사와 그림 사이에서 생기는 태양계만큼의 간극은 독자의 몫


 문제는 아이들이 흔한 남매 콘텐츠로 만들어진 만화책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최초의 시리즈가 대성공한 뒤부터 우후죽순으로 새로운 시리즈가 순차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죠.

고마해라, 마이 무따 아이가...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아이들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하며 입맛을 다셨습니다. 어른이 보기에는 그냥 상술일 뿐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엄청 보고 싶은 만화일 뿐입니다. 내용이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깨달을 만큼의 인생 경험이 없으니 어쩔 수 없지요.



 결국 기나긴 줄다리기와 절충 절충 끝에 저희 집은 최초의 시리즈인 흔한 남매만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시리즈들은 우리와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죠.



 마음속으로 '얘들아, 평소 다른 책에그렇게 관심을 가져주려무나~'하는 마음이 들지만 입 밖으로 내지는 않습니다. 본전도 못 찾을 소리를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 애물단지 같았던 <흔한 남매> 책이 도움이 되는 일이 지난 일요일에 생겼습니다. 바로 책 속에 별책부록처럼 수록된 레시피 때문이었습니다.  권마다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간식 레시피가 들어있는데 2호가 자기가 이걸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이걸 하겠다고..

 과연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저는 감자를 사 가지고 왔습니다. 비싼 햇감자 대신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이 섞인 싼 봉지 감자를 사 왔다고 혼났네요.

 

 엄마가 옆에서 보조를 하고 아이가 주도해서 요리는 진행되었습니다.

삶아서 으깨서 반죽처럼 만든 감자

저는 그사이에 일이 있어서 외출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집에 들어오자마자 저를 급하게 주방으로 부릅니다. 완성된 [치즈 감자 호떡]을 따뜻할 때 먹이기 위해서입니다.

 순간 누가 부모고 누가 자식인지 헷갈립니다. 2호는 자기가 전부 다 했다며 큰소리를 치지만 굳이 반박하지 않고 칭찬해줍니다. 이 호떡에 아이 지분이 절반 이상인 것은 사실이니까요.

최종 완성분


 흔한 남매 덕분에 뜻하지 않게 맛있는 간식을 얻어먹었네요. 맛있게 먹는 걸 보더니 아이도 만족합니다. 부모가 아이들 먹이는 심정을 좀 이해했으려나요?

 다음에 만들고 싶은 레시피를 눈여겨보는 아이를 위해 시간이 날 때 재료들을 사다 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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