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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07. 2022

골프와의 전쟁

세상에서 가장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핑계

 

 저는 나름 골프 애호가입니다. 다만 골프를 좋아하는 것과 달리 골프를 칠 줄은 모릅니다.  프게임을 굉장히 좋아해서 골프에 대한 규칙이나 용어는 굉장히 해박해진 케이스입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프 치는 분들과 대화를 나누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죠. 



 얼마 전 30대였을 때는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 주제는 다양하다 보니 골프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40대가 되고부터는 새로 만나는 분들의 상당골프를 치느냐는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겠니까..

 "요새 골프연습장에 자리가 없어서 치기가 힘들다"

 "이제는 너도 칠 때도 되지 않았냐"

 "애들도 컸는데 아직도 안 치고 뭐하냐?"

 "골프가 요새 너무 재미있다"

 "연습 좀 하면 내가 필드에 데리고 나가주겠다" 

등등 하는 이야기도 다양합니다.



 골프 자체가 대중화되긴 했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까지 관심들이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 런 엄청날 정도의 유행은 코로나19 판데믹 시기와 교롭게 겹쳤기 때문이라는 생각듭니다. 행을 못하게 된 국민들의 보복 소비가 그리로 쏠렸으니까요.




 코로나19로 제일 수혜를 입은 산업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바로 골프, 캠핑, 인테리어 산업이라네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의 대화에 골프라는 주제가 등장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것에 비해 그동안 골프는 가까이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바로

바로

바로

바로

바로

바로


 결혼반지 때문이었습니다.

결코 빠져나오지 않는 절대반지

그게 무슨 복날에 강아지 풀 뜯어먹는 소리냐고요?






  기구하기 짝이 없는 사연은 바로 이렇습니다.


 신혼 때 구입했던 결혼반지는 원래 당연히 왼손 약지에 위치해 있었겠죠? 그러던 어느 날 손을 씻다가 반대로 옮겨 끼게 되었습니다. 면대 위에 두고 어버리지 않기 위한 제가 선택한 나름 지혜로운 방법이었습니다.

 지만 문제는 금방 생겼습니다. 씻은 뒤에 다시 반지를 옮겨끼려고 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른손 약지에 끼운 이 녀석이 아무리 애를 써도 빠지지 않는 겁니다.

 난감한 노릇이었습니다. 한참을 낑낑거려보다가 결국 나중에 빼야겠다 하고 두었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른 것입니다.



 오른손 약지는 세월의 풍파와 함께 점점 제 뱃살처럼 두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 상에 회자되는 어떤 방법으로도 빠지지 않는 <반지의 제왕>의 절대반지처럼 돼버린 것이죠.



  그 결과는 의외의 상황에서 제게 가혹한 결과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골프를 연습하기 위해 채를 잡으면 약지에 낀 반지로 인해 손가락에 통증이 생기고 스윙을 하면 강해지 통증대뇌의 전두엽까지 자극하게 된 것이죠.



 저는 그 고통을 이겨내며 골프를 칠 이유를 찾지 못했고 결국에는 자연스럽게 배우기를 포기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내는 그런 핑계 때문에 골프 못 치겠다고 하자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지 말라며 핀잔을 줍니다. 그렇게 뺄 방법이 없다면 반지를 잘라도 된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테스트에 호락호락하게 넘어가는 바보가 아니니까요..

 절단기를 사용해서라도 떻게 볼까 고민을 해봤지만 의미가 깊은 결혼반지를 가르면서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저의 골프에 대한 고민은 아직도 ing입니다.


#골프 #캠핑 #인테리어 #결혼반지 #핑계 #김건모 #핑계없는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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