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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pr 08. 2022

도서관과의 전쟁

책 상태가 너무 열악합니다..


 저는 도서관을 자주 갑니다. 아이들과 갈 때도 있고 가족들과 다 함께 갈 때도 있습니다. 책을 빌리기 위해서이지만 끔은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갈 때있습니다. 도서관에 들어갔을 때 드는 느낌 자체가 좋아서입니다. 아마도 제 몸속에 DNA처럼 스며들어 있는 과도한 지적 욕망의 산물일 수도 있겠죠.




 제가 사는 구(區)에는 여섯 군데의 공립도서관이 있습니다. 요즘은 세상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멀리 있도서관에 내가 원하는 책이 있다면 일명 '상호대차'라는 제도로 우리 집 근처의 도서관으로 그 책을 배달해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제가 자주 다니는 도서관이 깔끔하게 리모델링되어 더 멋져지기도 했습니다. 도 많고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넓어서 많은 아이들이 찾곤 합니다.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어린이열람실


 하지만 이 도서관에는 안타깝게도 치명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도서들의 상태가 매우 불량하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자주 읽히거나 인기가 있는 책들의 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물론 대여해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책처럼 다루지 않기에 생기는 문제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분명히 그런 분들 있습니다. 저도 실수로 빌린 책을 떨어뜨리거나 구겨지게 만든 적이 있었으니까요.

 그런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책의 상태는 빌리기에 상당히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른 입장에서는 도저히 빌릴 엄두가 나지 않는 열악한 상태의 책들


 물론 대부분의 도서관에는 책 소독기가 있어서 책을 소독할 수 있게 되어있긴 합니다. 거기에 집에 와서는 알코올 솜으로 부지런히 겉면 닦아내면 찝찝한 마음이 한결 나아질 수도 있죠.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최근에도 저는 아이들의 책을 빌리러 갔다가 책상태를 직접 눈으로 보고 포기한 채 결국 중고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을 포함해 비용은 더 들어가지만 나쁜 책상태가 가뜩이나  아이들의 독서의욕을 떨어뜨리는 것은 더 손해이기 때문이죠.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과 동시에 궁금하긴 합니다. 이 도서관의 책들을 좀 깔끔한 것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가 필요하며 누구의 의지가 필요한 것인지 말이죠. 주민인지 아니면 도서관 직원인지 이 지역의 정치인인지요..

 예산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촘촘하게 계획이 짜여 있고 써야 할 곳도 많습니다. 회사 일하는 사람이니 저도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자산 중 가장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인 도서관이 열악하게 운영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긴 어렵네요.


#도서관 #구립도서관 #대출 #상호대차대출 #예산 #책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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