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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y 07. 2022

농구와의 전쟁

네가 이 아비의 한을 풀어다오

 

 저는 만능 스포츠맨입니다. 다만 약간 다른 의미 만능 스포츠맨입니다. 직접 할 줄 아는 운동 그리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반쪽짜리죠. 


 하지만 룰을 익히거중계방송 포츠 뉴스를 보는 것에 매우 관심이 많기 때문에 어떤 사람과 대화를 나누더라도 제법 관심 있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반쪽짜리 이론가로 살면서 몸 쓰는 운동에는 정작 시간을 쓰면서 살지않았다 보니 아이들도 저와 성향이 많이 비슷할 것이라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뜻하지 않았던 희한한 상황이 습니다. 1호가 농구에 완전 흠뻑 빠져버린 것이죠.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 키가 좀 작은 편이어서 근심을 해결하고자 시키게 된 것이 바로 농구입니다. 집에서 틈틈이 시키는 줄넘기로만은 부족할 것 같아서였죠. 그냥 수업에 가서 좀 뛰고 오기만 해도 다행이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농구를 시킨 지 두세 달 정도가 지났을까요? 갑자기 아이가 농구공을 사달라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그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제가 퇴근하고 오면 저를 밖으로 끌고 나가서 드리블 훈련을 하자고 조릅니다.


 물론 저는 농구를 일절 할 줄 모릅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드리블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정도 아이에게 알려줄 정도는 됩니다. 아이에게 이런저런 훈수를 뒀는데 이제는 양손 드리블을 하겠다며 왼손으로만 드리블 연습을 합니다.


 제가 억지로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재미있게 농구를 하는 1호가 기특하게 느껴질 법도 한 것이죠.



 그렇게 몇 번을 혼자 나가서 하고 들어오다 보니 이제는 집에 있을 때도 가끔씩 "아, 농구하고 싶다!"라고 합니다. 그것도 밤 아홉 시가 넘은 시간에 말이죠.


 매번 놀아줄 상황이 되지 못하다 보니 유튜브로 미국 프로농구 NBA 동영상도 함께 보면서 대리만족을 합니다. 거기에 다양한 농구 동영상들은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도 하네요.

늘 눈높이만은 NBA


 이런 방향으로 활용해보니까 유튜브가 마냥 나쁜 것이 아님을 새삼 느낍니다. 아이들은 지금 전교에서 큐브를 제일 잘하는 축에 속하는데 그 시작이 바로 큐브 유튜브를 보게 된 것부터였으니까 말이죠.


 가씩 아이가 농구 수업하는 것을 구경하러 갑니다. 어른의 눈으로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직은 눈에 밟히는 안타까운 부분들이 보입니다. 조금씩 고쳐나갈 수 있겠죠.


  마냥 슛을 넣어서 득점을 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드리블, 리바운드, 어시스트, 수비, 위치 선정 등 다양한 요소들도 반드시 필요함을 틈나는 대로 알려니다. 이런 부분에 소통의 중요성까지  깨닫게 된다면 더 재미있게 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거기에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 책도 많이 읽어야 됨을 자연스럽게 아이의 머릿속에 한 번 더 주입시킵니다. 저는 모든 것들을 독서와 연결시킬 수 있는 철두철미한 아빠니까요.

이제는 슬램덩크를 볼 때가 된 것인가..!!


 부모 입장에서는 참 감사할 노릇입니다. 몸을 많이 움직이기 싫어하는 제 성향을 닮을까 싶어 그동안 은근히 걱정한 것도 사실이었으니까요.


 농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하기도 합니다. 제 학창 시절에 농구는 일명 '인싸' 친구들만 했던 스포츠였기 때문이죠. 키가 그리 크지 않았던 저는 농구를 접할 기회를 몇 번을 놓치고 나니까 결국 이렇게 나이가 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뒤늦게 아쉬워해보지만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법이죠.


  아이가 농구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기분이 좋은 것을 보니 은근히 저도 지금까지 농구를 못한 한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농구 #영어로는바스켓볼 #슬램덩크 #NBA #리블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인터셉트 #블로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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