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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May 11. 2022

영어와의 전쟁

완벽히 준비되었을 때란 없다

 

 아이들과 식당에 갔을 때였습니다. 그 식당에는 독특하게도 '크로플'이라는 식을 만들 수 있는 코너가 있었죠. 크로와상 생지를 와플 기계에 넣어서 만들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 크로플 : 크로와상+와플

출처 : 랑디저티



  따뜻한 크로플은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몇 번을 만들러 왔다 갔다 하면서 먹었죠. 아이도 맛있다고 해서 다시 만들기 위해 와플 기계 쪽으로 함께 걸어갔습니다.

 와플기 앞에는 때마침 외국인 한 사람이 고뇌에 찬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아마 이게 과연 맛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처럼 보였죠.


 아이도 그런 아저씨의 깊은 고민을 눈치챘는지 가만히 기다리려는 눈치였습니다.


그 순간 저는 뒤 가리지 않고 그분을 향해

"It's so delicious"라고 말해주었죠.


그분은 "Really?"라고 반문하셨고

저는 당당히 "Yes"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결심을 한 듯 크로와상 생지(반죽)를 뜨거운 와플 기계 위에  올린 뒤 손잡이를 아래로 내렸습니다.

 그런데 설명에는 1분을 잴 수 있는 모래시계가 있었고 그걸 사용하면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서 크로플을 덜 익히거나 태우지 않고 꺼낼 수 있었죠.


저는 또 한 번 오지랖을 발휘했습니다. 모래시계를 곧바로 뒤집어 놓으며

"You can use this timer."

그는 제 말의 의미를 알아듣고 다시 고맙다는 말을 전해왔습니다.


2호는 돌아오자마자 그 신기한 광경을 1호와 아내에게 풀어놓았습니다. 아이 눈에는 제 문법이나 억양이 그리 완벽해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어서 놀림도 조금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당하게 말하죠.

"얘들아, 인생에서 완벽히 준비되었을 때란 없어"



 실제로 영어학원 원장님들도 영어가 금방 느는 아이들은 확실히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들입니다. 회복탄력성이 여기에서도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문법적으로 발음상으로 완벽하다고 느껴질 때 영어로 말할 기회는 앞으로 영원히 없을 테니까요.



 예전에 회사에서 지원하는  화상영어 수업을 한 것도 저보다는 아이들의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줄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https://brunch.co.kr/@wonjue/65


 이번 사례를 통해서도 아이들에게 영어로 말하는 것에 도전하려는 용기를 주었기를 조금이나마 기대해봅니다. 저의 외국인과의 대화 도전기는 기회가 될 때마다 계속되지 않을까 싶네요.


 ※ 솔직히 말하면 저도 말할 때 긴장이 많이 됩니다.


#영어 #영어말하기 #영어스피킹 #외국인과대화 #크로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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