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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과의 전쟁

사람 만나는 것이 귀찮아졌다!!

by 페르세우스



바야흐로 모임의 계절입니다. 날씨가 좋아서가 아니라 집합 금지라는 초유의 제도가 해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난달에 회사에서 회식을 딱 한 번 하고 난 이후로는 저녁 약속이 의외로 많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합 금지 때와 비교했을 때와 차이가 없습니다. 뉴스에서도 법인카드 사용액 증가라는 내용만 눈에 띕니다.


https://m.yna.co.kr/view/AKR20220511045100002?section=economy/all




일단 부서원이 아닌 회사의 친한 동료, 학교, 동네 등등의 인간관계로 이루어진 단톡방 역시 오히려 조용한 편입니다. 마치 아직도 집합 금지 중인 것처럼 말이죠. 왜 이렇게 조용한 건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의외로 답은 금방 나왔습니다.


제가 참여하는 모임들의 거의 대부분은 제가 주도하고 집합 명령을 하달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제가 단톡방에 모이자고 하고

제가 날짜를 정하고(이게 가장 어려움)

제가 장소를 정하고

제가 미리 계산해서 회비를 걷어왔던 것입니다.


그렇게 모임을 만들어지고 만난 뒤 즐겁게 어울린 뒤 마치고 나면 구성원들에게 공치사를 얻습니다. "ㅇㅇ 덕분에 이렇게 얼굴이라도 한 번 본다"라고 말이죠.


지금까지 그렇게 모임을 주도하면서 살아오다가 막상 2년 여만에 다시 임을 추진하려고 하니까 귀차니즘이 크게 발동되었던 겁니다. 물론 휴지기를 가졌던 동안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아진 것도 한몫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마 제가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나서지 않을 모임이 대부분입니다. (그게 아니면 저를 빼고 다들 삼삼오오 만나는지는 모르겠지만요 ^^;;)

그런데 어른만 그런 문제를 겪는 건가 했더니 아이들도 생각보다 정서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는 모양입니다.

https://m.mk.co.kr/news/society/view/2022/05/386692/




코로나19로 생긴 특이한 제도인 집합 금지는 아직도 저를 비롯해서 의외로 많은 분들에게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맞는지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이 맞는지 알쏭달쏭합니다.


#집합금지해제 #단체모임 #총무 #주선자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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