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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성에서의 전쟁
등산인가 견학인가..
by
페르세우스
May 14. 2022
5월의 눈부신 햇살
이
내리쬐는 토요일.
저는 오늘 아이들과 함께 뜻깊은 역사 해설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에는 아차산이 있습니다. 구청에서
'
아차산 유적 답사'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걸 신청하게 된 것이죠.
발목이 불편했던 아내는 함께 할 수가 없어서 대신 제가 아이들과 친구 한 명을 데리고 참여를 했습니다. 다만 모두 목요일 평균
이만 오천
보의 강행군을 했던 에버랜드 멤버였던지라 체력에 문제가 없을지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물론 다들 컨디션이 온전치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예약한 것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은 좋지 않다 생각되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아차산 입구로 갔습니다.
아차산 입구에서 뵌
해
설사 선생님은 나이가 70대가 넘으신 어르신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인사를 나눈 뒤 뒤돌아서려는데 당황스러운 상황이 생겼습니다.
알고 보니 저도 함께 역사해설 수업을 들어야 했던 것입니다. 아이들만 밀어 넣은 뒤 슬그머니 저는 벤치에 앉아서 쉬려고 했지만 어림없는 생각이었습니다.
게다가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잠시 들어보니 아이들이 온전히 이해하기엔 어려운 내용들이 많아서 제가 추가 설명을 해주기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끼게 되었죠.
오르막길
첫 번째 해설을 마치고 해설사님은 점점 위로 올라가시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뒤쫓으며 저는 점점 사색이 되어갔습니다. 평소에도 꽤 경사가 있는 코스여서 자주 가지 않는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점점 후회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또 오르막길
조금 뒤에 새로운 길로 들어가게 되었고 그때부터는 꽤 흥미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유지라서 일반인
에
게는 개방되지 않는 아차산성 유적지 안을 들어가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원래는 불가능하지만 구청에서 일하시는 해설사라서 출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차산성 입구, 자물쇠로 입구가 막혀있다
자물쇠를 열고 위로 올라가 보니 넓은 공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탁 트인
아
차산성에서 내려다보는 잠실 쪽의 광경은 도심지의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여기서 열심히 온달장군과 아차산성과 몽촌토성, 풍납토성에 대한 설명을 저만 열심히 듣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아이들이 질문을 선생님께 하나씩 하는데 그 모습이 대견하고 기특합니다.
아차산성에서 내려다본 광진구와 송파구의 모습
멋진 전경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160년이나 된 개벚나무였습니다. 벚나무의 수많은 종류 중 하나라고 하는데 가까이서 보니 입이 떡 벌어집니다. 어른 세 사람이 팔을 벌려서 손을 맞잡아도 재기 어려워 보이는 둘레였으니까요.
나무에게서 느껴지는 신비한 느낌을 아이들도 느껴보라고 한번 나무를 안아보라고 했습니다.
160년이나 된 개벚나무
그밖에도 아차산성에 있는 신라시대의 기와집 터도 구경했습니다. 상수리나무와 소나무가 뿌리부터 함께 타고 올라가서 마치 영혼의 짝꿍 같은 사랑나무라고 불리는 신기한 나무도 구경하는 것으로 1시간 여의 역사해설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차산성의 기와집터
아차산의 또다른 명물, 사랑나무(상수리나무+소나무)
내려오는 길에
는
새로 생긴 광장에서 하는 공연까지 구경하고 돌아왔습니다.
가
끔씩 실력이 좋은 인디가수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오늘이 그런 경우였네요. 잘 들었습니다.
뜻하지 않게 길어진 역사탐방 수업은 나름대로 소소한 즐거움을 주고 마무리가 되었네요. 물론 그 대가를 집에 오자마자 떡실신되는 것으로 치르긴 했지만요. 내일은 집에 기필코 붙어있겠습니다.
그래도 에버랜드에는 안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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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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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생 쌍둥이 아들 둘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자녀교육에 대한 내용을 글로 쓰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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