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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아빠와의 전쟁

스포 약간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by 페르세우스



최근 인기 있는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노희경이라는 유명 작가가 대본을 집필한 작품인 데다 출연진이 어벤저스 급으로 화려해서 더 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병헌, 차승원, 김우빈, 신민아, 한지민, 엄정화 등등이 나오는 드라마라고 하면 일단 눈길이 갈 수밖에 없을 듯도 합니다.




이 드라마를 굳이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모두가 얽히고설켜 있는 여러 개의 인간관계로 일어나는 로맨스가 주된 내용입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순차적으로 다룬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인 셈입니다.




이 드라마의 첫 번째 에피소드는 고교 동창인 차승원과 이정은의 이야기입니다. 이정은의 첫사랑인 차승원이 고향인 제주로 다시 내려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입니다.




이 에피소드는 여러 이슈와 논란을 낳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게 가장 불편했던 부분은 다름 아닌 기러기 아빠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차승원은 극 중에서 기러기 아빠이고 미국으로 골프 유학을 간 딸과 보호자로 함께 간 아내를 뒷바라지를 합니다.

유학비용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면서 은행 지점장으로 성공한 삶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허덕입니다. 지어 지인들에게 많은 빚까지 지죠.




결국 차승원은 여러 위기상황이 생기지만 기러기 아빠의 생활을 청산하고 가족과 다시 재회하게 됩니다.


이 결말을 보면서 저는 '드라마는 드라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은 더 혹독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아시다시피 연예계에도 기러기 아빠 생활로 피폐해진 가장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 주위에도 기러기 아빠 생활로 파국을 맞은 가장들이 생각보다 많니다.

https://m.insight.co.kr/news/119878




물론 부모에게 자녀를 잘 양육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식농사에 부모의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자녀의 인생이 성공해야 부모의 성공처럼 인식되는 삶은 결코 결말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자신의 삶이 없기 때문이죠.


돈 버는 기계, 돈을 송금해주는 ATM 기계처럼 살아온 가장은 결코 자녀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 것입니다. 자녀에게 정서적으로 의지가 되는 역할을 해주지 못하는 아빠는 반쪽짜리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늘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서 잊지 않으려 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 달에 몇 번씩 아이들을 보며 이렇게 생각하곤 합니다.

"저눔 자식들 빨리 중학교 기숙사 되는대로 보내버려야지."

그래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아이들이 어른이 되기 전에는 기러기 아빠로 살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을 해봅니다.


#우리들의블루스 #노희경 #차승원 #이정은 #기러기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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