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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쿠르와의 전쟁

그만~ 거기까지만 하고 내려오자!!

by 페르세우스



지난 주말에 가족들이 다 함께 '엑시트'라는 영화를 봤습다. 대학교 산악부 출신의 두 주인공(조정석, 임윤아)이 유독가스 유출로 인한 재난을 피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위험한 상황들을 극복해내는 과정을 그려낸 내용입니다.

영화 엑시트



그 영화는 주인공인 조정석이 산악등반을 하듯 높은 건물을 기어오르고 건물 사이를 넘어 다니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가족 모두 그런 부분이 나올 때마다 안절부절못하며 지켜봤죠. 하지만 그중에서도 우리 집 1호는 거의 텔레비전 안으로 들어갈 것 같은 기세로 몰입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1호가 높은 곳에 매달려 올라가는 놀이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멀미가 심해서 놀이기구도 못 타는 녀석인데 말이죠. 특히 파쿠르라는 운동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게 높습니다.


파쿠르는 스포츠(운동)로 성립되기 위한 요소인 경기, 점수, 규칙, 경쟁, 선수 개념, 순위 등이 없고, 오직 자신의 신체 능력만으로 지형지물을 자유롭게 활용하여 움직이는 경쟁이 없는 신체 단련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파쿠르





실제로 1호는 틈나는 대로 나무나 벽 그리고 철봉이 보이면 일단 타고 오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위험한 행동이라 생각이 되긴 하죠. 하지만 남자아이인데 이 정도도 못하게 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은 아이가 높은 곳으로 날다람쥐처럼 올라갈 때마다 듭니다. 농구나 이런 활동 빼고는 평소에 집에서는 형제끼리 몸싸움을 한다든지 뛰어다닌다든지 하는 여느 남자아이 같은 모습이 없기 때문에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죠.

나무에 매달리기



손에 잡히는 것만 있으면 어떻게든 기어올라가려고 하는데 아파트를 둘러싸고 있는 담벼락도 그냥 내버려 두면 기어올라갈 기세입니다. 결국 중간에 제가 제지하지만 왜 저게 재미있어진 것인지 신기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담벼락에 매달리기





늘 제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막상 아이가 기어올라가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제가 저 나이 때 저 정도의 운동신경이 있었나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꼭 보세요~




위험한 것에 도전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안전이 보장된 것만 하라는 말과도 같습니다. 이런 활동을 못하게 한다면 아이는 아마 쉬운 것, 편한 것, 간단한 것만 하려고 할지도 모르죠. 그래도 아빠니까 모험을 하려는 아이의 용기를 조금 더 지지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적당한 선을 지키는 한에서 다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죠.


※ 이 자리를 빌려 동영상 올리는 법을 알려주신 JOO님께 감사인사를 전합니다. 주여!! 인간은 배워야 합니다. 역시!!


#엑시트 #파쿠르 #야마카시 #매달리기 #주님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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