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 근처 대로변에서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사거리의 우회전 길에 있는 횡단보도 앞에서 벌어진 교통사고였죠.
아이는 대로변의 신호등을 건너기 위해 뛰는 상황이었고 승용차는 우회전을 하면서 감속을 하지 않고 그 길을 지나가려던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서로 조심하지 않던 보행자와 운전자는 사고라는 불행한 이름 아래에 하나로 묶이게 되었죠.
아이는 그 사고로 인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서 가슴을 쓸어내렸죠. 부모 입장에서 봤을 때 남의 집 자식 일인데도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섬뜩한 이야기였습니다.
왜냐하면 그 길은 저희 아이들을 포함해서 근처에 사는 수많은 아이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다니는 길이었기 때문이죠.
저는 평소 아이들에게 교통안전 교육을 틈틈이 시킵니다. 그중 하나가 "녹색불로 신호가 바뀌어도 절대 횡단보도를 바로 건너지 마!!"입니다. 그걸 연습시키느라 소리도 많이 지르고 애를 많이 먹었죠.
원래 아이들이 배웠던 내용은
'녹색불로 바뀌면 손을 들고 건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지식은 이제 옛날 지식이 되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경험해본 바로는 운전능력이나 순간 반응능력은 떨어지는 반면에 안전운전은 실천하지 않는 운전자들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도로와 횡단보도에서 자기 자신을 방어하는 습관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된 것이죠.
한때 아이들은 가끔 보행신호등이 녹색불로 바뀌면 달리기 시합을 하듯 뛰어가기도 했습니다. 제 눈앞에서는 그럴 때면 엄청나게 혼을 냈습니다. 사고가 난 뒤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요.
실제로 그런 상황에서 사고가 나면 그것만으로도 문제인데 녹색불 안의 횡단보도에서 사고가 났다 하더라도 주위를 살피지 않은 보행자의 과실도 5% 있다고 인정한 판례도 있습니다.
황당하지만 주위를 살피지 않은 네 잘못도 있다는 의미인 것이죠. 이제 녹색불이 켜진 횡단보도는 아이에게 완벽한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출처 : 법률신문
게다가 이면도로에서의 사고도 생각보다 잦습니다. 큰길에서만 사고가 생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행자 사고는 좁은 길에서도 많이 발생합니다. 골목길 안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속도를 의외로 빠르게 내는 자동차도 심심찮게 많기 때문이죠.
이번 주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우회전 일시정지 규정도 불편을 감수하고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입니다.과도한 부분도 있는데다 불편하고 번거롭기 짝이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차량들이 우회전을 하면서 일어나는 사고가 생각보다 많다고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