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가 이번에는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지난번에 만들었던 레고 세계지도 픽셀아트와 같은 방식입니다. 인터넷에 있는 픽셀아트 사진으로 자신이 컴퓨터 그림판에서 직접 한 땀 한 땀 포인트를 찍어 만든 것이죠. 저도 이해가 가지 않아 이걸 왜 하는지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재밌잖아요!" 우문현답입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그녀의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온 삶의 족적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는 모양이라 굳이 알려주지는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스스로 알게 되겠죠. ^^;; 모델 선정이 너무 탁월했던 지라 참고사진의 적절한 수위를 찾는 것도 좀 애를 먹었네요.
아이가 컴퓨터로 만든 픽셀아트
원본사진
이번 달부터 다니고 있는 입시미술 학원도 일주일에 두 번씩 네 시간씩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힘들다는 소리를 하지 않네요. 저라면 뭘 하더라도 네 시간을 한 가지만 하지는 못할 텐데 말이죠. 선생님도 전화상담을 할 때 아이가 승부욕이 강하냐고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2호에게 미술학원을 흔쾌히 다니도록 한 이면에는 그림 그리기가 힘들다고 징징대는 반응이 금방 올 거라는 어느 정도의 제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런 말을 입 밖으로 내기만 하면 그걸 핑계로 언제라도 그만두게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죠. 자식은 청개구리라서 그런지 안 해도 된다는 말을 제가 입버릇처럼 자주 했더니 왜 자식한테 그런 소리를 하냐며 계속할 거라고 타박을 줍니다. 재미가 있는 모양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몰입과 집중력은 결국 재미와 떨어뜨려놓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시키고 싶은 공부도 제가 억지로 하도록 시키는 것이 아닌 재미있게 느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