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회사에서 흥미로운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바로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내비게이션 어플인T-map 통해서
"안전속도 5030 & 에코드라이브 실천하기"에 참여하는 것이었습니다.이번에 새로운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것에 발맞춰서 하게 된 행사라고 합니다.
T map 안전운전 점수(제 거 아닙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1. 이벤트에 참여를 하면
2. 그동안의 운전 실적을 T-map에서 기반으로 하여 안전운전 점수를 산출하게 됩니다.
3. 높은 점수를 유지한 사람들에게 상을 준다고 하네요.
4. 위에 첨부된 내용처럼 운전 점수를 통해 그동안 자신의 평소 운전습관이 얼마나 안전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죠.
세상이 참 편리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제가 살아온 인생의 데이터가 누적된다는 것이 마냥 편리하다는 것으로만 남지 않겠다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이 데이터는 순수하게 보관되기보다는 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1건당 얼마의 금액으로 계속 팔려나갈 테니까요. 실제로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정보들은 데이터화 되어 포털을 비롯한 여러 플랫폼 기업에서 빅데이터로 관리되고 있으며 기업들에게 판매됩니다. 최초에 가입할 때 '개인정보 제3자 정보제공 동의'를 했기 때문입니다.
대체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지?라고 불쾌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내가 그동안 가입한 어느 사이트에서 정보제공 동의를 했는지 찾을 수 없으니까요.기업에서 마음만 먹으면 우리에 대한 정보는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카드 사용 내역으로는 생활습관, 의료기록, 여행 이력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인터넷 뉴스 열람이나 검색어 입력 이력, SNS의 좋아요 누르기나 댓글 작성 기록으로는 개인적인 이념이나 취향, 성향을 모두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스마트 워치로는 건강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고 내비게이션을 통해서는 언제 어디를 자주 가는지도 알 수 있겠죠.
나보다 훨씬 더 나에 대해서 잘 알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아날로그 사회가 디지털화되어가면서 우리는 점점 더 빠져나갈 수 없는 중독 같은 편리함에 취해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남기는 인생의 발자취는 인터넷 세계를 휘어잡는 플랫폼 기업들이 데이터화 하여 가지고 있게 될 겁니다. 삼성, 네이버, 카카오, 구글, 아마존, 쿠팡, SK(T-map) 카드사나 은행들까지 해당됩니다.
정보독점을 통한 사회 통제를 의미하는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 등장한 표현입니다. 빅브라더는 이미 존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죠.
거기에 범죄 예방을 위해서 각 국가에서는 이런 데이터를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법안을 만들어서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찬반 논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결국에는 그런 세상이 올 것입니다.
영화 <이글 아이> 역시 모든 온라인으로 연결된 모든 전자 장비를 통제하는 슈퍼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인 이글 아이가 자체적인 판단으로 미국 대통령과 주요 요인들을 암살하려는 시도를 하려고 하고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가 주된 내용입니다. 빅브라더가 모든 데이터를 통제하는 사회가 온다면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었죠.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은 늘 환영입니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간에 밝음이 있다면 어둠이 있습니다. 내 개인 정보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는 허락 없이 사용되고 나쁜 쪽으로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이벤트를 통해 개인정보에 대한 관리는 국가가 잘 관리해줄 것이라 믿고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평소에 계속 배워나가며 챙겨야 할 중요한 분야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