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저희 집 1호는 새를 정말 좋아합니다. 수시로 새와 관련된 책을 빌려서 보고 웬만한 어른들보다 새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편입니다.
그래서 그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해 작년에는 경주에 있는 '버드파크'라는 곳까지 찾아가서 형형색색의 다양한 새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기까지 했죠.
(※ 다만 동물원처럼 동물을 좁은 곳에 가둬놓고 키우고 구경시키는 시설이 과연 옳으냐 그르냐에 대한 가치판단의 문제는 잠시 뒤로 미뤄두겠습니다.)
경주버드파크
1호는 얼마 전부터 버드파크를 또 가고 싶다며 계속 노래를 불렀습니다. 결국 저희 가족은 다시 한번 버드파크를 가게 되었습니다. 또 경주까지 가는 거냐고 생각하셨다면 그건 오산입니다. 진짜 오산입니다. 경기도 오산에도 버드파크가 얼마 전에 생겼거든요.
4시간 반이나 가야 하는 경주보다는 한결 편하겠다 싶어서 냅다 승낙했습니다. 1시간 동안을 차로 달려서 도착한 오산 버드파크는 특이하게도 오산시청사 바로 옆에 건립되어 있었습니다.
버드파크 외부 전경
오산버드파크 실내전경
입장을 하고 로비에서 판매 중인 먹이를 삽니다. 물고기용 먹이, 앵무새용 먹이, 핀치(제일 작은 새)용 먹이, 포유류용 먹이까지 총 네 가지입니다. 4개를 한꺼번에 사면 할인을 해서 4천 원에 판다고 하는데 약국에서 받는 약봉투 정도의 사이즈에 들어가 있는 양을 보면 터무니없는 바가지처럼 같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일단 작은 새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핀치라는 조그만 새들이 있는 새장으로 들어갑니다. 전용 먹이인 좁쌀을 손에 올려놓으니 핀치들이 몰려듭니다. 새를 밟지 않게 바닥을 조심하라는 문구가 있는 것을 보고 무슨 말인가 했는데 정말 작습니다. 안에서 계속 있다 보니 친근해졌는지 손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머리 위에도 편안하게 올라오네요.
저도 해보고 싶지만 아이들이 너무 집중하고 신나 하는 모습을 보며 좁쌀을 내놓으라고 말하지는 못했습니다. ㅎㅎ
이제 중간 크기의 새들을 만나러 갑니다. 손에 올릴 수 있는 크기의 형형색색. 앵무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손에 씨앗을 올려주면 슬그머니 날아와 독특한 구조의 부리와 혀를 이용해서 껍질을 까서 알맹이를 기가 막히게 꺼내먹습니다. 물론 손바닥에 올리면 거친 발톱 때문에 따끔한 느낌은 있지만 그렇게 심하지는 않습니다.
작은 친구, 중간 친구를 만났으니 이제는 특대 사이즈 친구들도 만나러 갑니다. 이름도 유황앵무, 홍금강앵무, 청금강 앵무 등 다양합니다. 놀라운 것은 사육사 분과의 대화를 통해 제일 귀엽게 생긴 유황앵무가 제일 성질이 사나워서(?) 그 둥지 안에서는 대장 노릇을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역시 뭐든지 겉모습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유황앵무(큰 아이들 중에서 나름 대장, 성질 더러움)
청금강앵무
홍금강앵무
이곳이 재미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새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서입니다.새 공포증이 있는 관람객들을 위해 엄청나게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거북이도 있고
붕어도 있고
펭귄까지 있고
토끼도 있고
개구리중사도 있고
뱀도 있고
부엉이 닮은 소쩍새도 있고
물지 않는 카피바라도 안녕~
개장한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2시간은 함께 돌며 사진도 찍어주었지만 체력이 달려서 그 뒤로는 아이들끼리 돌아다니게 했네요. 다양한 콘텐츠가 있어서 관심이 있는 분들이 한 번 가면 4~5시간은 거뜬하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