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저는 오락실을 자주 다녔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절에는 놀이문화라고 할 것이 딱히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락실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해봐야 지금과 비교했을 때는 턱없을 정도로 적은 종류였지만요.
재미있는 곳이긴 했지만 제가 오락을 하는 동안 제 바지 주머니의 돈을 대놓고 털어서 도망간 형도 있었고 그 앞에서 자전거도 두 번이나 잃어버렸으니까요. 그래서 그곳은 제 어린 시절 애증의 장소 중 하나입니다.
몇 안 되는 게임 중에서 테트리스는 어느 오락실이라도 꼭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조작법에 규칙도 단순하지만 순발력과 공간지각 능력이 필요한 고차원적인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알렉세이 파지노프라는 러시아 사람이 1984년 6월 6일에 처음 만들었습니다. 이 게임의 이름을 4를 뜻하는 그리스 접두어인 Tetra와 그가 좋아하던 테니스를 합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 때는 러시아에서 미국인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만든 게임이라는 소문도 돌았다고 합니다. 이런 테트리스의 가장 큰 매력은 세상에서 제일 비폭력적인 게임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1호가 만든 레고 작품이 바로 <테트리스>입니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게임이고 시켜준 적도 없는데도 테트리스를 알고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그만큼 유명하다는 의미겠죠.
조이스틱과 버튼 모양을 보니 휴대용 오락기처럼 보이는데 알고 보니 주위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이 가지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게임기 모양의 레고를 보니 옛날 생각이 납니다. 저도 휴대용 게임기가 따로 없어서 가지고 있는 몇몇 친구들을 부러워했었거든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니 없었던 것이 여러모로 좋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