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제 오랜만에 한의원에 꽤 오랜 시간 머물렀습니다. 어깨와 등 치료를 받기 위해서였는데요. 지난 비상근무 때 하루 밤을 새웠다고 그걸로 무리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원래 어깨에 윤활낭염이라는 이름의 증상이 있었는데 등의 통증이 더해졌던 것이죠. 더 고생한 분들에 비하면 참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제 몸의 내구도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을 한탄해야지 어쩌겠습니까..ㅜㅜ
출처 : 더베스트 한의원
주말의 병원은 보통 한산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를 잘하는 편이라고 알려진 병원은 평일에 치료를 받으러 다니기 힘든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제가 간 병원도 그랬습니다. 9시 반에 도착했지만 1시간을 넘게 대기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깨와 등에 느껴지는 불편감이 평소에 비해 좀 심한 편이었기에 물리치료와 더불어 침도 맞게 되었습니다. 보통 회사에서 잠시 나와 물리치료를 받을 때도 시간 관계상 빠르게 회전이 되는 물리치료를 받고 갈 때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토요일이었던지라 침 치료까지 받게 된 것이죠. 원래 한의학과 양학에 대해 특별한 맹신이나 편견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침을 맞고 도움이 된 적이 있었기에 흔쾌히 맞기로 합니다.
원래 저는 바늘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겁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주사에 대한 공포가 없는 것이라고 봐야겠죠. 그래서 건강검진을 할 때 채혈을 하거나 예방주사나 치료를 위한 주사를 맞을 때, 헌혈을 할 때도 크게 긴장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예전에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부모님을 따라 새벽에 대침(대나무 침)을 맞으러 다니기도 했으니까 말이죠. 머리에도 침을 꽂은 기억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어혈침(죽은 피를 빼는 침, 정말 엄청나게 아픔)도 맞고 바늘을 몸에 찌르는 것에는 어느 정도 이골이 난 사람인 셈입니다. 오랜만에 침을 맞기 위해 병상에 누워있으니 옛날 생각도 많이 납니다.
그런데 곰곰이 되돌아보니 침을 맞은 것이 3년도 훌쩍 넘은 듯합니다. 꽂을 때도 아프고 뺄 때는 따끔하고 소독을 할 때는 화끈거렸지만 그래도 안 맞은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싶어서 잘 참아내 봅니다. 하지만 무서운 것과는 별개로 되게 아픕니다. 침을 놔주는 원장님은 일주일에 두 번은 오라고 하시는데 알겠다고 순순히 대답하면서 속으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렇게 아프게 침놓을 거면 안 올 건데요!!'
나이가 들면 감각이 둔해진다더니 그것도 아닌 모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웃 작가님들 중에 크고 작은 건강에 대한 이슈들이 있으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아무쪼록 모두 건강에 유의하셔요~
어머니와 아내가 잔소리를 할 듯해서 이런 글은 되도록 안 쓰려하는데 어쩔 수 없는 날도 있는 거죠 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