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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과의 전쟁

지금까지 이런 볶음밥은 없었다. 이것은 무슨 볶음밥인가!?

by 페르세우스



평일이 휴일인 경우에는 따로 계획이 없다면 평소보다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집니다.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로 인해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아서인지 식구들은 모두 평소보다 늦잠을 잤습니다.



그렇다고 아침을 거르는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늦잠을 자는 어른이 미리 아침을 뭘로 먹을지 계획을 잡아놓는 경우도 당연히 없습니다.

일어나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생각해낸 메뉴가 바로 볶음밥입니다. 가볍게 만들어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죠.




음밥으로 메뉴를 정한 뒤 제일 처음 떠올린 재료는 비엔나소시지입니다. "그래 맞아. 소시지 볶음밥을 하면 되겠구나!!"



프라이팬 위에 올리브유를 붓고 파를 넣어서 자작하게 파 기름을 냅니다. 이런 정도는 백종원 선생님의 영상을 보신 적이 있는 분이라면 다 하실 수 있쥬?!

백종원표 파기름


러는 사이에 메인 재료인 소시지도 뜨거운 물로 데쳐냅니다. 아질산나트륨을 비롯한 합성첨가물을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아 맞다! 계란도 있었지?!

계란도 들어가면 더 영양이 풍부해질 것 같습니다. 냉장고를 급히 뒤져서 계란 두 개를 터트려 파들과 만나게 해 줍니다. 이제 소시지도 썰어서 넣어야 하고 프라이팬에 풀어놓은 계란도 뒤적거리면서 살펴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집니다.

왕란 두 알 투척!!



아직은 그냥 스크램블 에그 같아 보이지만

마구잡이로 썰어놓은 소시지를 넣으면 달라집니다. 이제 이 요리는 소시지 계란 볶음밥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야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영양을 생각하면 너무 야채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죠. 급히 다시 냉장고를 열어봅니다. 올레!! 파프리카가 있네요. 그것도 빨간색 파프리카입니다. 파프리카, 소시지, 계란까지 강 주황 의 조합이 꽤 괜찮습니다.



부랴부랴 파프리카 반 개를 썰어서 집어넣습니다. 이제부터 이 요리는 파프리카 계란 소시지 볶음밥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요리를 주던 1호가 볶음밥에 파프리카가 들어갔다는 얘기를 하니 파프리카를 잘 먹지 않는 2호가 투덜거립니다.


그 말을 듣고 서둘러 1호가 잘 먹지 않는 양파를 꺼내서 썰어 넣습니다. 세상은 공평해야 하니까요.

1호가 프라이팬을 보는 사이 양파를 썹니다



밥을 넣은 뒤 간을 맞추기 위해 양념간장도 살짝 넣습니다. 보랏빛의 적양파까지 썰어 넣으니 색상은 더 화려해집니다. 영양도 충분해 보이네요. 이제 마무리가 보입니다.



간단히 후딱 만들어서 먹을 수 있겠다 싶어서 야심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시작한 볶음밥의 결과물이 드디어 나왔습니다. 프리카 소시지 계란 볶음밥(?)은 예상했던 것에 비해 시간과 재료가 상당히 많이 들어가서 쉽지 않았습니다.


역시 요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되며 현자타임도 살짝 옵니다.


그래도 와구와구 잘 먹는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아침 댓바람부터 주방에서 고생을 한 보람이 있었네요.

최종적인 결과물

※ 77주년 광복절을 맞아 아이들 덕분에 태극기를 베란다 쪽에 꽂은 뒤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광복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들에게 글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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