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저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큐브로 무시를 많이 당했습니다. 아이들이 제게 큐브를 가르쳐보겠다고 애를 썼지만 의욕이 없던 저는 결국 익히지 못했기 때문이죠.
어젯밤 거실에서 잘 준비를 하던 중에 갑자기 저희 집에서는 때아닌 불꽃 튀는 시합이 펼쳐졌습니다. 바로 소마큐브 때문이었습니다.
소마 큐브(soma cube)란 1933년 덴마크의 시인이자 물리학자이며 수학자 피에트 하인이라는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양자 역학 수업을 듣던 도중에 개발했다고 알려져 더 화제가 되었던 3차원 형태의 퍼즐입니다. 3개 또는 4개의 정육면체로 조합하여 만든 일곱 개의 조각으로 3 x 3 x 3 큐브 형태의 정육면체를 비롯해서 많은 기하학적 모양들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여기서의 소마(Soma)라는 단어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인 멋진 신세계 속에 등장하는 마약, '소마'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이 간단해 보이는 블록으로 다양한 창의적 활동이 가능하기에 많은 교육업체에서 활용하기도 합니다.
유아교육용으로도 사용되는 소마큐브
이 소마큐브는 우리 집의 1호가 이번 1학기 때 참여했던 발명교육센터의 발명기초과정 수업에서 만들어 왔습니다. 스티로폼 재질에 풀과 스티커를 붙여서 만든 것이죠. 처음에는 신나게 갖고 놀다가 요즘에는 별로 관심을 없길래 제가 한 번 맞춰보겠다고 만지작거리고 있자 아이들이 갑자기 흥미를 보인 것입니다.
천재들은 10초 만에도 맞춘다고 하지만 저희 셋은 그 정도 수준의 지능은 아닌 모양입니다. 돌아가면서 낑낑대며 시행착오를 차곡차곡 쌓아나갑니다. 소마 큐브의 일곱 개의 조각으로 정육면체를 만드는 방법은 반사, 회전을 무시했을 때 240가지나 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삼부자는 안 되는 조합만 다들 그렇게 잘 찾는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10여 분간의 창의력 및 사고력, 공간지각력 대결은 제가 최초로 정육면체를 만드는 데 성공함으로써 저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게다가 대결을 마친 뒤 마구잡이로 했는데 한 번 더 성공을 했죠. ㅎㅎㅎ
아빠가 각각 다른 방법으로 맞춘 소마큐브!!
사실 저는 그동안 아이들에게 큐브로 무시를 많이 당했습니다. 큐브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아이들의 이쪽 분야에 대한 능력은 꽤 높은 편입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제게 큐브를 가르쳐보겠다고 애를 썼지만 의욕이 없던 저는 결국 가장 쉬운 큐브 맞추기도 익히지 못했기 때문에 저는 똥손의 반열에 오르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아빠는 못할 거라고 은근히 무시를 해서 집중력을 엄청나게 발휘했습니다.
이렇게 체면을 회복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내려니 좀 아쉬워서 좀 찾아보니 소마큐브가 정육면체 형태로 만드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도 만들 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크게 출력을 해서 아이들과 함께 해봐야겠습니다. 이걸 가지고 노는 것이 유튜브와 게임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