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인 추석이 벌써 3/4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나흘 간의 연휴는 통장을 스치고 지나가는 월급처럼 빛의 속도로 지나가서 벌써 화요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차분하게 추석 연휴를 보내던 저희 집에서는 추석 하루는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동네 반찬가게나 마트에 가면 전을 비롯한 추석에 즐겨먹는 음식들이 즐비하지만 좀 더 색다른 방식으로 만찬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가족들이 함께 만드는 육전과 낙지볶음입니다.
외출을 하고 들어온 저는 다른 일을 하기로 했고 아내와 아이들이 낙지볶음과 육전을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
일단 낙지볶음은 아내가 전담해서 준비합니다. 마트에서 산 태국산 낙지는 신선도가 나쁘지 않습니다. 물에 씻은 뒤에 물을 빼놓습니다.
낙지볶음이야 양념장이 생명이기 때문에 양념장을 아이들에게도 맵지 않은 수준으로 고추장과 다양한 양념들을 넣어서 만듭니다. 물론 비법소스이기 때문에 레시피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사진만 찍다 보니 뭘 넣어서 만들었는지 몰라서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니니까 오해하시면 곤란합니다.
낙지와 양념과 야채가 섞인 이 비주얼이 먹기 전에 가장 먹음직스러운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되네요. 그냥 한 숟가락 퍼먹고 싶은 기분입니다.
조리를 마치고 접시에 담은 낙지볶음을 보니 절로 밥을 비벼먹고 싶은 기분입니다. 물론 국물이 많이 생기긴 했지만 그렇게 짜거나 맵지는 않아서 아이들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육전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육전, 육회, 회는 사랑이죠. 일단 육전용으로 사 온 홍두깨살에 후추를 뿌려서 밑간을 한 뒤 양념장, 계란물, 부침가루를 준비합니다. 당연히 육전에 묻힐 양념장의 레시피도 비밀입니다. 아마 양파, 간장, 식초, 설탕이나 올리고당 정도를 넣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도 요리 좀 하는 사람이니까 물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후추 뿌린 홍두깨살에 특제양념소스(?)와 계란물
육전을 만들기 위한 아이들의 분주한 손놀림
고기에 간장 소스를 묻히고
부침가루를 묻힌 뒤
계란물에 담그고 나서
준비가 완료된 고기부터
달궈진 프라이팬 속으로 쏘옥!!
두 팩이나 되는 홍두깨살을 아이들의 손으로 오롯이 육전으로 만들어서 다 담아냅니다. 마트에 파는 육전에 비해서 좀 투박해 보이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손으로 온전히 만든 육전이라서 어느 때 먹었던 것에 비해서 맛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먹으면서 역시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요리하는 법을 조금씩 가르쳐놓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추석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