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만드는 건축물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망치도 못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친환경적이고 예술성도 가지고 있어 꽤 널리 알려진 건축물입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실내에서는 간단한 설명과 실습을 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아빠와 함께 푸는 퀴즈가 나오는데 파빌리온 방식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지그재그로 아귀를 맞춰서 나무를 끼워 넣으면 하중을 꽤 많이 버틸 수 있을 정도로 견고 해지는 것이죠.
이 퀴즈로 세 개의 나무 막대기로 삼각형 모양의 디딤판을 만드니 선생님이 그 위로 올라가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냅니다.
이 세 개의 나무가 50kg의 선생님 몸무게를 버텨댄다
퀴즈를 마친 뒤에 종이 재질의 장난감으로 미리 사전 실습을 해봅니다. 다른 아이들은 하나씩 사용해서 연결해 나가는데 저희 부자는 더 촘촘하게 만들기 위해 자재를 두 개씩 엮어서 돔 형태로 만들어냅니다.
처음에는 재미없다더니 이걸 할 때부터는 조금씩 재미있어함
이제 밖으로 나갑니다. 커다란 상자 안에 들어있는 나무 블록들로 파빌리온을 만들기로 합니다. 참가 가족은 총 다섯 집입니다. 저희는 두 가족이 한 팀이 되는 쪽에 배정이 되어 시작합니다. 처음에 우왕좌왕하다가 본격적으로 만들어나가기 시작합니다.
다른 아빠들은 아이가 좀 어려서인지 설명을 하시느라 여념이 없는데 1호는 금세 감을 잡고 시작합니다. 제가 아이에게 되려 물어봤죠.그래서 저까지 달려들어 신나게
'1층짜리 나무집'
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합니다.
이런 나무 막대로만 집을 만들 수 있다니..
진정한 물아일체의 경지
결국 이십 분도 채 되지 않아 백여 개의 나무도막을 이용한 파빌리온이 완성됩니다. 나무도막이 좀 더 있었으면 더 튼튼하고 넓고 높이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못내 아쉽지만 1호는 내심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입니다.
나무집이 얼마만큼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아이도 올라가 보고 저까지 올라가 봤는데 쉽게 무너지지 않네요.
만들기를 마친 뒤에 아이들이 적은 종이를 걸어놓습니다. 교실에서 이 나무집을 어디에 어떻게 짓고 누구와 살고 싶냐고 생각을 한 뒤 종이에써왔는데
숲 속에
새들이 살 수 있도록 만들어
혼자 산다고!!!!!!!! 하네요.
나중에 진지하게 면답을 좀 해봐야겠어요.
나중에 먼발치에서 사진을 찍어서 보니 괜스레 저희 팀의 작품이 더 잘 만든 것처럼 보입니다. 저희끼리 이야기지만 상대팀은 한 번 무너져서 나무도막이 부서지기까지 했었거든요. 1호와 저는 저 나무도막을 합쳐서 한 번 더 만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며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마무리하고 돌아왔으면 좋았을 텐데 상상나라에서 지나친 호의를 보이는 바람에 저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상상나라 입장권을 이번 교육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준 것 때문이었습니다.
그 바람에 아이를 쫓아다니며 상상나라 구경을 하느라 꽤 힘들었네요. 계속 같이 보자고 하니 별 수 없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자주 오던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바뀌어서 저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긴 했습니다. 물론 다리가 엄청뻐근하긴 했지만요.
오랜만에 찾은 상상나라에서 돈을 하나도 안 쓰고 속된 말로 뽕을 뽑고 돌아왔네요. 1호도 즐거웠다고 하니 다행이었습니다. 다만 1호가 제게 이번 체험에서 쓴 나무 블록을 ㅇ팡 장바구니에 혹시 모르니까 일단 담아만 달라고 했다는 것이 유일한 옥에 티였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