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르세우스 Dec 03. 2022

선행의 기준


 

 얼마 전 가족들이 오랜만에 다 함께 마트에 갔습니다. 마트는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로 많이 북적거렸습니다. 을 다 본 뒤에 저와 1호만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카트를 끌고 차가 있는 곳까지 간 뒤에 짐을 실었죠. 그런데 갑자기 저와 함께 짐을 싣던 1호가 이렇게 말을 하는 것입니다. "아빠, 제가 카트를 저쪽에다가 갖다 두고 올게요."




대형마트에서는 보통 주차장 근처에 카트를 모아두는 곳이 있고 거기까지 가기 여의치 않으면 적당한 위치에 놓아두고 가고는 합니다. 주차해둔 위치가 쇼핑 카트들이 있던 위치에서 꽤 멀었기에 어떻게 할까 하고 갈등을 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아이가 먼저 선수를 친 것입니다. 그래서 알겠다고 말하며 먼저 의견을 내준 아이를 칭찬해주었습니다. 아이가 카트를 꽂아놓고 올 때까지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기다려주었습니다.




 아이는 금방 돌아왔고 저는 출발하려 차 들어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또 제게 새로운 제안을 합니다. "아빠, 저쪽에 아무렇게 흩어져있는 카트들이 더 있는데 정리해놓고 가면 안 돼요?"




순간적으로 "안돼?"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신 우리가 시간이 부족하니까 다음번에 여유가 있으면 해 보자고 말한 뒤 자리를 떴습니다.


그 일이 겪고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카트들을 아이가 정리했다면 그건 선행일까?

일단 선행은 남들에게 좋은 의도로 베풀어주는 선한 행동을 의미합니다.


카트 정리하는 분들의 일을 덜어주었으니 선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분들이 그런 것을 원치 않았다면 선행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되려 방해가 될 수도 있고 안전사고의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그리고 선행은 상대방이 필요로 할 때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김연아 선수가 유엔 총회에 참석했을 때 스티비 원더의 옆자리에 앉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때 맹인이던 스티비 원더가 마이크를 켜지 못하자 김연아 선수가 눈짓으로 그의 비서와 눈빛을 주고받은 뒤 동의를 얻고 그를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선행은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도 하지 않아서도 안 되겠죠. 기회가 닿을 때마다 남을 위해 선행을 베풀며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삶은 인생을 훨씬 더 요롭고 훌륭하게 만들어 줄뿐더러 더 큰 가치로 돌려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받는 쪽에서도 그런 호의나 선행을 당연한 권리처럼 생각해서도 안 되겠죠?


한 줄 요약 : 에게 선행을 베푸는 사람은 더 큰 행복으로 다시 돌아올 지어니..


작가의 이전글 나이가 많은 게 어때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