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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Dec 05. 2022

겨울아, 얼른 좀 가줄래?


겨울에~ 태어난.... 아름다운~  당신은...


이 노래는 저한테 딱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제가 추운 겨울에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겨울에 태어났으면 겨울이라는 계절과 친할 법도 한데 아무리 노력해봐도 이 친구와 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일단 저는 아이들과는 달리 눈을 싫어합니다. 눈이 오면 군대에 있을 때 쉴 새 없이 눈을 쓸었던 기억들이 가득하기 때문이죠.


일조량이 적은 것도 영향을 받습니다. 해가 짧아짐으로써 햇빛을 직접 쬐는 시간이 짧아지는데 제 컨디션이 그에 영향을 상당히 받기 때문입니다.  


추위도 많이 탑니다. 따뜻하게 입고 다님에도 불구하고 겨울에 보통 찾아오는 0도 내외의 기온은 몸을 더 움츠러들게 만들어 괴롭게 만듭니다.


옷이 무거워지는 것도 고역입니다. 점퍼든 코트든 간에 옷을 여러 개 껴입는 것 자체가 몸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어 만사를 귀찮게 합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도 이제 조금씩 부담스럽습니다. 아직 이뤄야 할 것들이 너무도 많은데 결과적으로 한해를 되돌아보면 뭔가 이룬 것이 별로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직접적으로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아토피 피부염과 비염이 환절기에만 심한 것이 아니라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지속적으로 영향을 낮은 기온과 건조한 날씨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렇게 겨울을 싫어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1년 동안의 3개월이 넘는 기간을 칙칙하게 살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겨울의 장점을 한 번 생각해보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겨울의 장점

1. 과일이나 야채, 음료를 냉장고가 아닌 베란다에 놔둬도 냉장고에 넣은 것처럼 유지된다.

2. 낮이 짧기 때문에 밖에 불필요하게 돌아다닐 일을 많이 만들지 않는다.

3. 창문을 닫아놓기 때문에 밖에서 시끄러운 소음이 들어오지 않는다.

4. 연말 연초에는 다른 시기에 비하면 업무가 많은 편이 아니다.  




 이래저래 열심히 꾸역꾸역 생각해보는데 많이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겨울과 동시에 찾아온 몸과 마음의 무거움을 빨리 극복했으면 좋으련만 쉽지가 않네요. 무언가를 싫어하기 시작하면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에 그 사슬을 끊어내어 좀 좋아해 보려고 노력 중인데 이번 겨울은 유난히 애를 먹고 있는 중입니다.   



한 줄 요약 :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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