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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의 꿈

by 페르세우스


저희 집에는 인기 있는 세 가지 꿈 콘텐츠가 있습니다.



첫 번째 꿈은


저희 세대에게는 클래식에 가까운 명작 '네모의 꿈'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동요처럼 생각하고 있던데 이 음악은 90년대 시절 서태지와 아이들이 가요계를 평정하기 전까지 가장 인기 있던 그룹 중 하나였던 'WHITE'의 음악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랫말이 재미있어서인지 틀어놓기만 하면 알아서 다들 잘 흥얼거립니다.

"야! 너 너무 인생을 모나게 살지마. 둥글게 좀 살아!"라는 말을 이렇게 재미있는 노랫말로 할 수 있다니 가사를 읽을 때마다 기가 막힌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합니다.


네모의 꿈 https://youtu.be/getynu2wQbM





두 번째 꿈은


가요인지 동요인지 헷갈리는 '문어의 꿈'입니다. 남자 셋이서 오디오를 틀어놓은 뒤 누가 서로 가수와 비슷하게 부르는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는 합니다. 워낙 가수의 창법이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낙 가사가 재미있고 신나는 음악이다 보니 자주 듣고 불러도 질리지가 않습니다.


여기저기 다 어울리는 문어지만 결국은 알고 보면 외로운 문어라는 가사를 보면서 가끔은 우리의 삶도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다양한 역할과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으로는 살고 있는가 하고 말이죠. 그렇게 살지 못하면 외로울 테니까요.


문어의 꿈 https://youtu.be/LBmB3DGxnNk





세 번째 꿈은 위의 꿈 아닙니다.


저만 가진 꿈입니다. 바로 멸치의 꿈입니다. 놀랍게도 찾아보니 <멸치의 꿈>이라는 동화도 있었네요. 저는 키도 크지 않고 체형이 보통보다 큰 편이 아니다 보니 그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육체적인 장점이나 매력을 뽐내면서 살아오진 못했습니다. 보통 이런 사람들을 멸치라고들 부릅니다. 비하하는 표현으로도 쓰지만 오늘은 제가 오늘에 한해서만 제 자신에게 쓸게요.

물론 남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제 자신만의 강점을 확실히 알고 있기에 그리 억울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요즘처럼 심신 모두 고된 시기에 한 번쯤은 금방 털고 일어나 체력이 넘치는 사람처럼 살아보고픈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체력이 좋다면 아마 골골 댈 일도 없겠죠. 정신력도 문제가 있나 생각을 해보지만 거기는 아직 괜찮은 것 같아요. 적어도 정신줄 붙잡고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까요.



멸치의 꿈 https://youtu.be/OmMDXFL1rX0



아무래도 제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것과 제 컨디션에는 큰 연관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며칠 지나면 괜찮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일단 지금 당장의 제 꿈인데 뜻하는 대로 이루어지면 좋겠네요.




한 줄 요약 : 꿈 없이 사는 삶이 가장 불행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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