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르세우스 Dec 09. 2021

5-5. 집안일과 심부름을 더 많이 시켜볼 걸

아이가 10살이 넘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48가지

MQ(Moral Quotient)를 키우는 교육 5 : 집안일과 심부름을 더 많이 시켜볼 걸(집안일과 성적, 우울증, 가족관계의 상관관계)


자식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무엇이든지 손에 넣을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에밀-    



 “너는 가만히 있는 것이 도와주는 거야”, “그냥 앉아서 책이나 보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하지 말라고 그랬잖아.”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아이들에게 뭐라도 시켜보려 하면 신경 쓰이는 것은 물론 시간도 두 배는 족히 들어갑니다. 처음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힘듭니다.  

 물론 지금은 아이가 직접 하는 것보다 부모가 대신해주는 것이 편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준비물이나 과제는 물론 친구 관계까지 관여하기도 합니다. 그 결과 대학교나 직장에 가서도 자녀의 삶을 관리해주는 부모도 요즘 부쩍 많아졌습니다. 회사도 “아이 부서를 바꿔달라, 왜 우리 아이 야근을 시키느냐?, 아이가 오늘 아파서 결근한다”는 등 내용으로 직원의 부모 전화가 종종 온다고 합니다. 일명 헬리콥터처럼 주위를 돌며 감시한다고 해서 붙은 ‘헬리콥터 맘’에서부터 자녀 앞의 장애물을 모두 없애준다는 의미의 ‘잔디깎이 맘’들은 아이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아이의 자립을 막는 셈입니다.

 결국 이런 과잉보호는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시기를 늦추게 됩니다. 그래서 『안씨가훈』의 「명성과 실질」 편에서도 ‘자식을 사랑하면 대신해주지 마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배워야함을 강조한 것입니다.



일거삼득의 정리하는 습관    

 연예인의 집을 찾아가서 물건들을 정리해주고 버려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정리 대행 서비스도 인기몰이 중이며 정리수납전문가는 이제 익숙한 직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치우고 정리하고 버리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것임을 뜻합니다.

 어른도 이러한데 아이는 오죽하겠습니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쫓아다니면서 어질러 놓은 것을 치우기에도 하루가 부족합니다. 안타깝게도 정리에 스트레스를 너무 받는 일부 부모는 아이에게 과할 정도로 화를 내기도 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아이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보며 한숨을 쉬며 잔소리를 하지만 결국은 직접 주섬주섬 치우고 맙니다. 아이에게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중요하고 매력적인 계획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원대한 꿈은 꼼꼼한 설계와 인내심이 필요한 어려운 작업입니다.

 아이가 집안일을 돕는다는 것은 생각 외로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집중력과 기억력을 키울 수 있고 통찰력, 책임감, 자립심을 기를 수 있을뿐더러 성취감도 배울 수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살필 줄 아는 능력도 키워줍니다. 제대로 배우기만 한다면 아이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마법인 셈입니다.

 하버드 의대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11~16세 아이를 35년간 추적 조사를 해서 연구를 했습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성공한 삶을 사는 성인으로 자란 아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경험했다는 것, 단 하나뿐이었다고 합니다.     



집안일을 시키는 효과적인 방법

 아무리 좋다고 한들 아이에게 집안일을 시킨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귀찮아하고 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일방적이거나 강압적인 방식이 된다면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시킬 때도 정중히 부탁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쉽게 할 수 있는 항목부터 시작해서 시간을 함께 의논해 정하는 것도 집안일을 아이와 함께 즐겁게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집안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정리입니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리의 종류와 난이도는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양원주

무슨 일이든 루틴(습관)으로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반복입니다. 정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표에 언급된 집안일 외에도 분리수거나 화장실 청소, 마트 심부름을 시킬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집안일들은 생각 외로 많습니다. 


 정리를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강압적으로 시키기보다는 아이가 준비가 되었을 때 의욕을 가지고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2.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부모가 함께 도와줍니다.

3.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그때그때 조금씩이라도 하게 합니다

4. 물건 보관하는 장소나 라벨링 박스를 만들어서 정리합니다

5. 필요 없는 물건들은 아이들과 상의해서 바로 버립니다

6. 정리를 마쳤다면 부족함이 느껴지더라도 아낌없는 칭찬을 해줍니다

 반복적인 행동으로 뇌 안에 뇌 회로가 만들어지는 것을 뇌과학에서는 ‘습관’이라고 표현합니다. 심원목 성균관대 글로벌 바이오메디컬 공학과 교수는 습관을 만들면 더 적은 자원으로 뇌를 사용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집안일이 습관으로 만들어진다면 익숙해진다면 다른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요리는 일석십조의 교육

경쟁 중임에도 서로를 도와주는 참가자들

넷플릭스 시리즈 《베이크 스쿼드》는 의뢰사의 사연에 맞는 디저트를 최고의 전문가들이 만들어서 경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 요리가 얼마나 대단한 종합예술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창의력은 물론 공감능력, 회복탄력성, 수학, 화학, 미술, 협동 등 정말 많은 덕목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요리도 엄연한 집안일입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요리라고 하면 일단 겁부터 더럭 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주방에는 칼과 가위뿐만 아니라 가스레인지나 인덕션처럼 위험한 도구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아이와의 요리는 그런 걱정을 모두 덮을 수 있습니다. 부모와의 교감 형성을 비롯해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거창한 요리가 부담스럽다면 간단한 방법도 있습니다. 호떡, 초콜릿 등 아이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믹스형 제품이나 요즘 유행하는 밀키트는 아이와 함께 만들기에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 단계에서 조금 더 발전하면 플라스틱 칼로 재료를 썰게 해보는 등 요리 과정에서 위험하지 않은 임무를 줄 수 있게 됩니다. 

 아이가 요리에 참여해보면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다는 것도 깨닫지만 한편으로 생각보다 힘든 점이 많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음식의 소중함과 그 음식을 만들어주는 부모님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알게 됩니다. 더불어 집안일에 함께 참여했다는 자신감이나 성취감도 얻을 수 있습니다. 오감을 키울 수 있으며 건강한 식습관을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이전 11화 5-4. 정직한 아이로 키울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