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은 강의를 하는 내내 몇 번이나 재치 있는 말로 청중을 웃게 만들었습니다. 말로 모두 표현하기도 힘들 만큼 극한의 상황들을 오랜 시간 겪으면서도 누군가를 웃게 만들 수 있다니 참으로 대단해 보였습니다. 강사님은 스스로 강의 화면을 넘길 수 없어서 말로 "다음, 다음"이라고 해야 하는 상황이면서도 말이죠.
아무리 제가 가진 상식과 논리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자신의 이야기를 긍정적으로 풀어서 말씀하시는 모습에 제가 인생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분의 강의 중에 인상적인 대목들이 아주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만약 장애를 얻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것을 해보고 싶냐는 청중의 질문이었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기다렸다는 듯 매년 진행되는 장애인 인식조사에 대해 말씀하시며 1위는 항상 이것이 차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건 바로 '여행'입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반전은 여기서 답변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원준 중사님의 답은 '여행'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신의 아이들인 삼 남매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안아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코로나에 걸려있는 동안 많은 것들이 힘들었습니다.
일단 좁은 방 안에서 계속 갇혀있는 것이 힘들었고
회사 일로 전화가 계속 와서 남에게 부탁하는 상황도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아이들과 베란다에서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산가족처럼 만나지도 안아주지도 못한다는 점이 저를 엄청나게 힘들게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원준 중사님의 강의와 코로나 격리생활을 하면서 제가 아빠로서 아이들을 안아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제게 큰 특권이고 축복이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내일 격리가 해제되더라도 당분간은 아이들을 위해 며칠 더 조심해야겠지만 말이죠. 범사로의 회귀가 간절한 화요일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