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정도 아내가 담임선생님과 전화로 2학기 학부모 상담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훈훈하게만 끝난다면 상담이 아니겠죠.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에게 느꼈던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둘이서만 어울리려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번에 현장체험학습을 갈 때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 것이 아닌 둘이서만 앉아서 밥을 먹었다고 하시며 둘이 너무 친하니 다른 친구들이 접근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말이죠.
사실 이런 내용의 조언은 예전부터 어린이집을 다니던 시절부터 선생님들로부터 있었습니다. 다음 해부터는 아이들을 반을 한 번 떨어뜨려보면 어떻겠냐고 말이죠.
주위에 있는 쌍둥이들을 포함해서 보통의 쌍둥이들은 부모가 굳이 나누려고 하지 않더라도 자신들이 다음 학년부터는 반을 나눠달라고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저희 집 둥이들은 연말이 되어 반배정을 할 때가 되면 계속 같은 반을 하겠다고 말을 합니다. 저와 아내는 그 모습이 사이좋은 형제애를 보여준다고 생각하며 기특하다고만 여겼던 것이죠.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뒤에 깊은 고민에 사로잡혔습니다. 과연 초등학교 6학년 마지막 학년은 반을 나눌 것인가 하고 말이죠. 맞벌이를 하는 입장에서 아이를 다른 반에 나눠서 둔다는 것은 신경 쓸 일을 두 배로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담임선생님도 두 명, 같은 반 친구들도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니까요. 그런 이유로 일부러 떨어뜨려놓지 않았던 것인데 생각 끝에 아이들과 대화를 나눠보기로 합니다.
아빠 : 얘들아.
아이들 : 네?
아빠 : 너네 각자 친한 친구가 누구야?
1호 : 다 조금씩 친한데요.
아빠 : 집에 초대할 만큼 친한 친구는 없어?
2호 : 집에 꼭 초대를 해야 되는 거예요?
아빠 : 그건 아닌데 너희들이 학교에서 너희끼리만 어울리고 그래서 다른 친구를 못 사귀는 것 같아서 6학년 때는 아빠가 반을 나눠줘야 하는 건지 고민이 되어서 말이야. 만약에 친한 친구가 있다면 집에도 초대할 수 있을 테고 그러면 엄마나 아빠가 좀 걱정을 덜 할 수 있겠지? 없으면 없다고 해도 괜찮아. 그냥 6학년 때 반을 한 번 나눠보는 것도 경험상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그렇게 말했더니 얼마 뒤 팀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친구가 한 번 집으로 와서 함께 놀고 그러고서 며칠 뒤 다른 친구를 학교 마치고서 한 번 데리고 오더니 지난 주말에는 따로 두 친구에게 연락해서 놀러 오라고 초대를 했습니다. 한 명은 곧바로 왔고 다른 한 친구는 처음에는 안 된다더니 부랴부랴 일정을 마치자마자 집으로 놀러 왔네요.
이제 아이들이 노는 것에 관여할 이유가 딱히 없기에 아이들을 놀게 한 뒤 저녁은 오랜만에 중화요리를 시켜서 함께 먹었습니다. 짜장면, 탕수육을 먹었다는 소리죠. 그러면서 관찰을 해보았는데 특별히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문제는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도 함께 보드게임을 하면서 신나게 노는데 저를 끼워달라고 해도 끼워주지 않고 자기들끼리 신나게 놉니다. 새로운 게임이라서 룰에 대해서 설명해줘야 하는데 크게 무리 없이 진행되네요. 5학년 아이들이다 보니 자신들끼리 집중을 하다 보면 조금 센 말들이 나올 법도 한데 그러지도 않고요.
아이들에 대해서 계속 관찰해보지만 아직 사교성에는 아쉬움이 있지만 사회성은 특별히 부족해 보이지는 않는듯해 보입니다. 저나 엄마를 닮았다면 사교성도 점차 나아지지 않겠나 싶습니다.
아이들이 반을 나눈다면 각자가 가진 장점이 더 극대화될 수도 있다는 말씀들을 해주시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아이들이 보여주는 시너지 효과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이 많아지기는 합니다. 계속 갈팡질팡 하고 있었습니다. 쌍둥이에 대해 참고할만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조금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선생님과의 상담 때 들은 말을 계속 생각하면서 잠시 귀가 팔랑거렸는데 이번에 아이들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분반을 성급하게 결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줄 요약 : To change, not to change, that is the ques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