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과의 전쟁

by 페르세우스



오랜만의 전쟁 시리즈입니다. 한때는 무슨 주제로 어떤 내용을 쓰든 간에 ㅇㅇ와의 전쟁이라고 붙여 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쓰니까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은 정말 상황에 어울리는 제목입니다.




요즘 저희 집은 알람 때문에 아침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를 많이 고는 편이라서 가족들과 따로 잤습니다. 아내도 제 코 고는 소리에 깨고 아이들도 깹니다. 그러다 보니 자는 도중에 저를 깨운 적도 코 좀 골지 말라고 한 적도 많았죠.


그렇게 따로 자다가 아이들이 저와 함께 자고 싶다고 하는 것입니다. 추석이 지난 뒤부터 아이들의 2층 침대가 있는 방에 제가 이부자리를 깔고 함께 자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아침에 일어날 시간을 정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가 되었습니다. 처음에 설정을 할 때는 6시 50분에 한 번만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그 한 번의 신호를 놓쳐버리면 7시 반이 훨씬 넘어서 화들짝 놀라서 일어나곤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두 번째 아이디어는 6시 50분과 7시 10분에 나눠서 알람을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식에도 문제점은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놓으니 제가 6시 50분에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알람을 끄고 7시 10분까지 자버리는 것이었죠.


그런데 세 번째 상황은 더 환장할 상황입니다. 1호가 폴더폰을 가지게 된 뒤, 자신들도 이제 스스로 맞춘 알람에 자율적으로 일어나겠다며 7시로 시간 설정을 해둔 것이죠.


그렇게 되니까 아침에만 총 세 번의 알람 공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 알람을 챙기기도 벅찬데 새로 하나가 더 생기니까 6시 50분에 한 번 끄고 7시에 한 번 끄고 7시 10분에 끄는 촌극이 일어난 것입니다.

세상에 없는 알람




결국 세 번에 걸친 알람은 일찍 일어나는 데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어영부영하다가 7시 반에야 일어나게 된 것이죠. 며칠을 그렇게 계속된 알람과의 동행은 제 솔로몬과 같은 지혜로 해결되었습니다.


7시 10분으로 모든 알람을 통일하고 세 남자가 한꺼번에 일어나기로 한 것입니다. 제가 먼저 일어나서 아이들을 말로 깨우면 다들 부스스한 눈으로 일어납니다.

물론 서로 안아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죠.


알람을 여러 번 맞출 필요가 사실 없었다는 것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야 깨닫게 되었지만 배운 점도 많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알람이 아니라 제가 하는 말로만 깨워도 잘 일어난다는 것을요.



한 줄 요약 : 뭐든지 확실한 거 하나만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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