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루과이전의 최대 수혜자는 치킨집?

놉!!

by 페르세우스



어제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이었던 대한민국 VS 우루과이 전은 여러모로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상대전적 1승 1무 6패를 기록하던 우루과이에게 무승부를 기록해서 승점 1점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독일이나 아르헨티나에 비하면 훨씬 유리한 상황이니까 말이죠.



그런 와중에 축구 국가대표 팀보다 가장 큰 수혜자로 언급되는 쪽도 있습니다. 보통은 치킨집이라고 많이 말씀들을 하십니다.

https://imnews.imbc.com/news/2022/econo/article/6430496_35687.html




하지만 저는 단연코 치킨집을 어제 축구경기의 최대 수혜자라고 부를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 전쟁통의 한가운데서 삼십 분이나 힘들어하시는 사장님과 직원들을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저는 어제 퇴근을 하자마자 집에 들어가기 전에 치킨집부터 들렀습니다.


치킨을 주문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계신 세 분의 손님을 보내고 제 차례가 되어 주문을 하려고 하자 치킨집에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1. 7시 반에 치킨을 받아가거나

2. 10시 반 이후에 치킨을 받아가거나


답이 너무 쉬워서 저는 1번으로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씻고 나서 마실 나온 동네 아저씨처럼 치킨집으로 시간에 맞춰서 걸어갔습니다.


너무 어디인지 티가 나나요?



그른데~

그런데~

그르르으으은데~


그곳은 바야흐로 전쟁터가 다름없었습니다.


일단 직접 주문을 하기 위해서 줄을 서계신 고객들이 일곱 분이 계셨으며

포장 주문을 미리 해놓고 물건을 받으러 오신 것으로 보이는 분들이 네 분 계셨습니다.

온라인으로 주문이 되었다는 메시지는 계속 울리고 있었으며

전화는 계속 울리고 끊으면 또 울리고 있었죠.


제가 주문한 치킨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일단 기다렸습니다. 그때부터 관찰한 광경은 제가 봐도 혼이 나갈 지경이었습니다. 기다리는 분들은 전화를 받지 말고 방문한 고객부터 접수를 하라고 항의를 하시기도 하고 전화로 오는 주문은 사장님이 11시나 되어야 받을 수 있다고 정중히 거절하고 계셨죠.


화룡점정은 따로 있었습니다. 온라인 주문은 따로 거절할 방법이 없었던 모양인지 온라인 주문을 한 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거꾸로 걸어서 주문을 받을 수 없다고 하며 양해를 구한 뒤 주문 취소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캡처.JPG



저는 그곳에서 기다린지 40여 분 후인 8시가 다 되어서야 주문한 치킨을 받아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이나 전화로 주문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치킨만큼은 아니지만 밖에 차량을 이용해서 판매하는 전기구이 치킨 사장님도 오늘은 엄청 바쁘시네요.

오늘은 이 가게도 대박!




짧은 40여 분간의 경험이었지만 너무 힘들어 보이셨던 사장님을 보며 장사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것을 또 한 번 깨닫습니다. 저희는 보통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도 아무렇지 않게 다 안다는 듯 말하고는 합니다. 이야기가 그럴싸해서 듣다 보면 마치 진실인 것처럼 호도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늘 저는 제가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려고 노력하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그걸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오늘의 대반전은 치킨집의 고초가 아니었습니다. 치킨을 사 오자마자 축구를 보면서 먹기는커녕 밤 9시가 되기도 전에 앉은자리에서 다 먹어버린 것이었죠.

이젠 두 마리도 많지가 않아요.




결국 축구는 배가 불러서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서 봤습니다. 생각해보니 저희 가족은 월드컵을 보면서 치킨을 먹을 계획도 없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 이리 묻는다면

"그럴 거면 그렇게 고생하지 말고 축구 안 하는 날 치킨 사 먹지 그랬냐?"

저는 이렇게 말하겠죠.

"그러게 말이에요."



한 줄 요약 : 나의 허술함을 자책하지 말자. 결국은 나의 소중한 글감이 될지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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