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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Dec 28. 2022

경조사의 딜레마



 얼마 전에 사무실에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과 차를 마시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민감한 주제를 놓고 심도 있는 토론을 가졌습니다. 바로 경조사비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최근 회사에서 같이 근무하시는 분의 어른께서 부고가 있으셨기 때문이었죠.

 성인이 되면 경제적인 독립을 이루기 위해 계획적인 소비생활을 꿈꾸지만 갑작스럽게 비용이 지출되는 부분은 뜻하지 않은 타격을 주곤 하죠. 그중 하나가 바로 경조사비입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인사이동이 잦다 보니 다른 회사들에 비해서 함께 근무를 했던 사람들이 수가 적지 않고 그에 따른 경조사 연락도 많은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경조사비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는 경우도 잦았던 것이죠.


결혼식에 대한 다루었던 고민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ㅇ 요즘에는 직접 갔을 때 식대가 비싼 곳이라면 10만 원을 해야 하느냐?

ㅇ 결혼식에 가지 않고 이체만 하는 것이 나은가? 그래도 얼굴을 비추는 것이 좋은가?

 

부의에 대한 고민도 비슷합니다.

ㅇ 조부모나 형제상에도 부의를 하는 것이 맞는가?

ㅇ 5만 원과 10만 원의 경계는 대체 우주의 어디쯤인가?




 이런 고민들에 대해서 저는 명확한 저만의 기준이 있습니다. 물론 그걸 남에게 설파하지는 않죠. 왜냐하면 이건 자신만의 기준이기 때문이니까요.

 하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다양하게 발생하는 상황들에 대해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 모양입니다.

 저도 경조사가 있을 때 주위 지인들로부터 "갈 거냐? 얼마 할 거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으니까요.




경조사 문화는 개인적으로는 점차 줄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화입니다. 물론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생긴 좋은 일이나 슬픈 일에 금전으로 마음을 전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투자라는 개념이나 본전이라는 표현이 적용되는 것이 썩 바람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제가 베풂을 받은 이력을 되갚아드리지 못한 경우도 있고 제가 베풀고 돌려받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이력을 관리해야 한다는 주위 분들의 조언으로 따로 메모는 해놓고 있지만 작성을 하면서도 뭔가 뒷맛이 개운치는 않습니다. 채무처럼 느껴지는 불편함이 참 싫습니다.



 언젠가는 순수하게 경조사를 축하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날이 올까요? 당장은 절대 그럴 리 없겠지만 앞으로 조금씩이라도 그런 문화로 인한 서로 간의 부담이 줄어들었으면 바람입니다.

 


한 줄 요약 :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질문. "얼마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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