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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an 04. 2023

영광스러운 경험



 제가 지난해 써왔던 한국일보 칼럼, 삶과 문화는 2022년 12월분을 끝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었습니다. 어느 일간지나 그렇듯 새해를 맞아 필진 개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개월 동안 현직자도 아니며 전공자도 아닌 제가 자녀교육에 대해 글을 쓸 수 있었던 점은 크게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칼럼 담당자께서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셨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으니까요. 그동안의 글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신기한 느낌도 겪었습니다.

2022년 초 칼럼필진으로 뽑히고 난 뒤 올라왔던 공지




 물론 저도 인간이니 끝났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조금은 마음이 헛헛한 느낌이 들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아쉬움을 달래주는 놀라운 일이 얼마 전에 일어났습니다.


 바로 아이 친구 엄마께서 아이가 논술수업을 할 때 사용했던 유인물을 찍어서 보내주신 한 장의 사진 덕분이었는데요. 그 사진을 보고 저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지난 11월에 썼던 칼럼을 논술 선생님께서 수업용 자료로 활용하셨던 것을 찍은 사진이었습니다. 그동안 칼럼을 쓰면서도 주위에 있는 지인들이나 브런치에서 글을 읽어주시는 소중한 이웃들께 냉정한 평가를 바라기는 어려웠습니다. 제 자신의 글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부탁할 상황도 아니었죠.

 그리고 간간히 좋은 내용이라면서 실천해보겠다는 분들이 계시긴 했지만 제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기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논술수업 시간에 제 글이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민망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차올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 검색을 뒤늦게 해 보니 제 글에 대한 취지를 이해해주시고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있으셨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제 말과 행동 하나에 앞으로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와 더불어 제가 글을 통해서 밖으로 내뱉은 말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은 더할 나위가 없겠죠.  



한 줄 요약 :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더니 그래도 일단 이름은 남겼네요..


※ 이 자리를 빌려 소중한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신 위대한 권츠비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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