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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an 03. 2023

아빠와 아들의 동상이몽



 아이들과 신년에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언급된 주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여행에 관해서였는데요.

 이야기의 시작은 연말 인터넷에서 2023~2024년의 한국관광 100선이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하나 올라온 것을 보면서부터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곳들이 많았는데 괜히 밖으로만 눈을 돌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여기에 나오는 곳들을 기회가 되면 좀 더 가보면 좋겠다는 결론까지 이르렀죠.

출처 : 한국관광공사




 리스트를 쭈욱 훑어보고 제가 가봤던 곳들을 대략 추려보니 서울, 경기, 제주권의 열다섯 군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못 가본 데가 많았다니 인생을 헛살았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올해 여가생활의 목표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올해가 아이들의 초등학교 마지막 해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지런히 데리고 다녀야겠다는 마음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니 아이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좀 많이 달랐습니다. 이런 유명 관광지로의 여행보다는 다른 방식의 여행을 원했던 것이죠. 그건 바로 캠핑이었습니다.

작년 10월에 다녀왔던 캠핑



 작년에 캠핑카로 두 번!!이나 캠핑을 다녀오면서 약속한 내용이 일 년에 두 번은 캠핑을 함께 가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작년에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잘 지켰는데 새해 시작부터 2호가 세 번을 가면 안 되겠느냐고 말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특별히 부모에게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표현하지 않는 터라 2호의 제안을 가볍게 들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일단은 주위에 캠핑 전문가들이 몇 분 계시니 한 번 더 가는 것이 뭐 그리 어렵겠나 생각하고 흔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보통 여행이라 하면 유명한 곳을 가야만 제대로 다녀왔다는 편견이 있었습니다. 해외 정도는 가주거나 못하더라도 제주도 정도는 가줘야 "아~ 여행 다녀왔구나"라고 하고는 했죠. 그런데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나 자신이 즐거운 여행을 해야 하는데 저도 잠시 그런 오류를 범할 뻔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네요.


 올해의 여행 콘셉트는 첫째도 둘째도 가는 사람의 즐거움과 행복을 우선으로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100곳의 여행지 구경을 하면 더 좋고요.


한 줄 요약 : 이를 위한다며 하는 일들이 정말 그런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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