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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an 12. 2023

처음 경험한 대리운전



 저는 교통과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지키는 두 가지 고집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택시이용을 잘하지 않는 것인데요. 이 고집은 어린 시절 택시는 시절 난폭운전, 담배냄새, 라디오소음, 불필요한 대화시도, 야간 승차거부 등 마음 상하는 일을 몇 번 겪고 나서 생습니다. 물론 이건 편견에 가까운 생각이고 대부분의 택시기사님들은 좋을 것이라 믿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 제가 겪었던 분들은 그렇지 못한 분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고집은 대리운전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단 저는  

1. 술 자체를 잘 마시지 않고

2. 술 마실 일이 있으면 차를 두고 다니며

3. 차가 있는데 술을 마셨다면 차를 두고 가면 되니

굳이 대리운전을 이용할 일이 없었던 것이죠. 거기에 다른 이유를 굳이 꼽자면 저와 비슷한 연배 또는 저보다 많은 연배의 분들께 시킨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져서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어제는 어쩔 수 없이 대리운전 기사님의 도움을 얻어야 할 상황이 어제 생기고 말았습니다. 바로 송별회 때문이었죠. 이번에 부서를 옮길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부서원들끼리 날짜를 조절하다 보니 공교롭게

발령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부서원 세 명의 송별회가 잡혔습니다.

 조직 내에서 연차가 좀 찬 직원이라 제게 강제로 술을 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어제도 그럴 줄 알고 차를 가지고 출근했죠.

그렇게 안심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근무하는 직원들이 술을 안 마신다면서 갈구기 시작합니다. 집요할 정도로 술을 먹이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자들에게 둘러싸여 어쩔 수 없이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 한 번도 취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는 저를 오늘은 네 발로 걷게 하리라는 의지를 불태우는 동료들을 보며 정신줄을 차리려 애를 썼습니다.


 신입사원 때 습득했던 '술 몰래 버리기'를 열심히 시전했지만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는 마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신은 또렷했고 두 발로 멀쩡히 걸을 수 있었지만 음주 운전하다가 패가망신한 경우를 주위에서 많이 보았기에 어쩔 수 없이 대리운전을 부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전화번호를 저장해 둬야 대리운전기사님을 부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어플로도 쉽게 요청을 할 수 있게 되었더군요. 요청한 지 십여 분만에 기사님이 와주셨네요. 집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아서 그런지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막연하게 느꼈던 대리운전에 대한 부담이 편견이었다는 걸 경험으로 깨닫게 되었네요.



 내게 억지로 술 먹인 동료들 덕에 큰 가르침을 얻었으니 이 또한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어제 그냥 그랬다는 얘기입니다~ ^^


한 줄 요약 : 편견은 뜻밖의 경험으로도 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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