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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an 19. 2023

업무인계의 날



 오늘 저는  후임자에게 업무인계를 해주기 위해 예전 근무지로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의 인사이동이 보통 촉박하게 이뤄질 때가 많아서 인접사업소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이렇게 사후 AS 차원에서 출장을 가 후임자를 위해 업무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죠.


 보통 라떼에는 업무인계서 딸랑 한 장만 적어놓고 멀리멀리 떠나버리물어보려 해도 연락 안 되는 경우가 잦았는데 세상이 많이 좋아지긴 했습니다.

 날짜로 보면 엿새 만에 방문하는 친정은 참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일단 후문 쪽에 직원과 업무용 차량 주차장이 있어 평소에 그리로 들어가는데 출입카드를 반납한 관계로 고객 주차장에 차를 야 하는 상황부터 그랬습니다.




 오랜만에 들른 것처럼 같아모든 것들이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다행히도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기뻤습니다.


 특히 제 업무의 후임자가 된 후배직원은 저를 마치 이산가족 상봉한 듯 기뻐하더군요. 공교롭게 제가 하던 배전자동화 업무 자체가 침서를 보고 할 수 없는 특수한 업무여서 더 그랬을 겁니다. 제가 뜻하지 않게 사무실에서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자였던 셈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 제게 일을 배울 여유가 없었던 후배에게는 계속 처리하지 못한 업무가 쌓여있는 상태였습니다.




 오전부터 열심히 알려주고 밀려있던 일을 좀 털어내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도 부지런히 가르쳐줬습니다. 하루면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모자랍니다.




 가르치는 제 능력이 부족해서라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미안한 마음도 드네요. 그래도 오늘 지나더라도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귀찮게 생각하지 않고 계속 알려주려고 합니다. 


그동안의 쌓았던 정이 있기도 했지만 제 후임자를 속된 표현으로 "전임자가 싸놓은 X"을 치우느라 고생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업무인계 하나가 점점 쌓여서 앞으로 제 회사생활의 평판이 된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유롭게 끝날 줄 알았다가 시간이 촉박해서 글도 이렇게 부랴부랴 올립니다..


한 줄 요약 : 난 자리가 아름다웠던 사람으로 기억되리라.


대문출처 : https://www.ondolplus.co.kr/work/?idx=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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