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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타이밍
by
페르세우스
Feb 1. 2023
감사인사를 안 했던 건 그 사람의 본의가 아닐 수 있다?
얼마 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대중교통으로 출근할 때는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환승합니다. 며칠 전 아침, 집 앞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걸어오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저는 30미터 정도 앞에서 걸어오고 있었고 도착한 버스는 정류장에 도착해서 승객들을 다 태우는 중이었죠.
일단 본능적으로 냅다 뛰기 시작했습니다. 짧은 판단으로는 성공하기 쉽지 않은 거리였지만 다음 버스의 간격이 4~5분 정도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죠.
보통 다른 작가님들께서도 이런 경험
에
서 버스를 타신 적은 많지 않을 겁니다. 버스 기사님과 눈이 마주쳐도 눈빛으로 "응, 안 돼~ 다음 버스타~" 라며 문이 닫히기만 하면 다시 열린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출처 : https://m.insight.co.kr/news/263977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기사님이 출발하려다가
저
를 보고
멈칫하시는
듯하더니 결국 앞문을 열어주신 것이었죠.
저는 그렇게 기사님의 호의로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다음 수순은 정해져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죠.
그런데 전력질주로 인해 너무 숨이 찬 나머지 거친 숨을 몰아쉬느라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죠. 숨을 좀 고르고 나니 이미 시간은 20~30초가 지나가버렸고 그때 감사인사를 하기에는 버스가 너무 적막했습니다.
결국 저는 기사님의 호의에 짧은 말 한마디도 못하고 말았죠.
아이들에게는 상대방의 호의에 대한 감사표시를 시도 때도 없이 가르쳤던지라 몹시
창
피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그동안 제 호의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는다며 상대에게 서운해했던 일들이 생각났습니다. 그중에 일부 경우는 제가 오해를 한 적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호의에 대해 감사표시를 하고 싶었지만 사실은 표현을 할 타이밍을 놓친 건 아닐까?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날 호의를 베풀어주신 기사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다음에 그런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더 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하지만 두 번이나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겠죠? 그리고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어 손절당하지 않도록 애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줄 요약 : 오해는 간혹 나 스스로의 노력으로 풀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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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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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생 쌍둥이 아들 둘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자녀교육에 대한 내용을 글로 쓰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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