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르세우스 Feb 23. 2023

마감에 쫓기다 보면



어제 그러니까 2월 22일은 한국수필에서 요청한 4월호 원고의 마감일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한국수필에서는 연 1~2번 정도 원고 의뢰를 해주시는데 어제가 그 원고의 마감일이었던 것이죠. 




 누구나 그렇듯 2월 3일에 받은 스무날이나 남아있는 원고요청 문자에 곧장 팔을 걷어붙이는 열정적인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저 역시 그러하였고요. 작년에 매달 한국일보의 칼럼을 쓰면서 마감일에 쫓기던 시간이 어제 같은데 망각의 동물은 감을 벌써 잃어버린 모양이었습니다. 


 가족여행을 다녀오고 시험도 보고 동영상도 편집하며 그러다 보니 마감일은 어느새 닷새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닷새 전부터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며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한 번에 써지지는 않습니다. 쓰면 쓸수록 글이 어지러워지는 느낌이 들어 심란합니다. 브런치에 매일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글이 후루룩 컵라면을 익히듯 써질리는 없던 것이죠. 




그래도 다행히 매일 시간을 쪼개가며 글을 쓰고 어머니께 검토도 한 번 받고 나니 완성도가 차차 높아지긴 했습니다. 추가로 이번에는 원래 쓰던 방식과 다른 시도도 한 번 해보았습니다. 수정을 거칠 때마다 버전을 만들어서 예전 글과 비교하는 절차를 가져본 것이죠. 나쁘지 않은 시도였습니다. 닷새에 걸쳐서 쓴 글은 총 여섯 개의 버전까지 나왔네요. 




 결국 수정에 수정을 부지런히 거듭한 끝에 마무리를 했습니다. 하마터면 큰 실례를 할 뻔했는데 마감일인 2월 22일 11시 59분에 겨우 시일을 초과하지 않고 메일을 발송할 수 있었습니다. 원고마감에 대한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어기지 말자라는 개인적인 소신이 있었는데 다행히 지켜냈네요. 원래는 이렇게까지 촉박하게 보낼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잠시 딴짓을 하느라 큰 실수를 저지를 뻔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처럼 초시계를 켜놓고 노트북을 켜고 계정에 들어가 메일에 파일을 첨부해서 보냈으니 이 무슨 해괴한 짓인가 싶기도 했네요. 다음에는 이렇게까지는 하지 말자고 다짐해 봅니다.



날짜와 시간 모두 기가 막히죠?




한 줄 요약 : 마감은 지키라고 있는 법, 타인과의 약속을 가벼이 여기지 말지어니.


작가의 이전글 건강검진으로 얻은 뜻밖의 비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