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갈비를 만들어봤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예전에 갈비찜은 만든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소갈비였습니다. 요리를 자주 했더라도 간단한 요리가 아니었기에 어마어마하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고생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국물이 너무 많아 보여서 갈비탕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갈비찜 맞습니다.
2~3년 전에 만들었던 소갈비찜
그런데 막상 갈비를 일요일 저녁에 사고 나서 생각해 보니 저 밖에 만들 사람이 없습니다. 다음 날은 평일이었고 아이들도 바빴으며 아내는 출근을 한 상태였고 저만 휴무일이라서 집에 있었기 때문이죠. 제가 먹고 싶어서 산 갈비인데 아내에게 해달라고 말하기도 그랬습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지금까지 뭐가 먹고 싶으니 만들어달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결국 이건 '내 일이었구나...'라는 걸 깨닫고 오후부터 슬슬 만들 채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교대근무를 들어가고 나서부터 휴무일 에는 음식을 자주 만들어보려는 의지가 있었기에 그리 부담되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소갈비찜 만들 때는 시름시름 앓았으니 장족의 발전입니다.
일단 냉동실에서 꺼낸 갈비를 찬물에 넣어서 핏물부터 뺍니다. 다닥다닥 사이좋게 붙어있는 녀석들을 분리시켜 주는 거죠.
누린내가 나지 않게 핏물을 빼는 작업을 하는데 1차로 찬물에서 빼고 2차로는 데쳐서 뺍니다. 늘 궁금한 사실은 누린내라는 것이 대체 뭔지는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냥 이렇게 하는 거래'라고 해서 무지성으로 따라 하는 학습된 행동일 뿐이죠. 모든 일에 궁금증을 가지라고 아이들에게 말해왔지만 저는 일단 오늘은 누린내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하기보다는 음식을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양념도 만들어야 합니다. 소갈비 양념을 기본으로 해서 양파와 사과, 다진 마늘을 골고루 넣어서 믹서기에 갈아줍니다. 강판을 사용하지 않느냐고 물으신다면 전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제 손목은 소중하니까요."
더 예쁘게 담았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