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현재 맡고 있는 교대근무 업무를 함께 하는 직원은 퇴직이 몇 년 남지 않은 선배님이십니다. 최근 그분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참고로 이 에피소드는 특정 종교를 옹호 또는 비방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으니 종교적인 관점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분께서는 사시는 곳 근처에 있는 교회에서 최근에 장로로 뽑히셨다고 합니다. 교인이 꽤 많은 교회인데
1차로 등록기간 15년 이상인 교회신자를 대상으로 후보를 선정합니다.
2차는 선정위원회 같은 곳에서 그분들이 제출한 서류로 심사를 합니다.
마지막3차인 최종심사를 마치면 장로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하시더군요.
1차에서 선정되고 2차를 통과한 분들이 54 명중 36여 명입니다. 그중에서 10여 명이 최종 선정되는데 3차 최종심사에서 직전에 흥미로운 변수가 생겼습니다.
바로 이번 심사에 도입된 특별한 방식이었는데 바로 교회를 다니는교인들의 투표라고 합니다.
이야기인즉슨 최종 후보로 오른 분들에 대해 모두 찬반투표를 실시해서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이 방침이 공개되면서 어마어마한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투표에 부담을 느끼신 분들이 자진사퇴를 하신 것이죠. 그 숫자는 자그마치 스무 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함께 근무하시는 선배님은 어차피 크게 기대도 하지 않았고 투표 역시 잠깐 창피할 뿐이라고 생각하며 최종 투표까지 끝까지 도전하셨습니다. 결국 많은 분들의 지지를 얻어서 최종적으로 장로로 임명이 되셨다고 합니다.
그분은 그 이야기를 제게 열심히 설명해 주시며 절대 쉽지 않은 도전이었으며 다른 분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크지 않아 기대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다만 자신에게 온 기회를 끝까지 스스로 차버리지 않았던 것뿐이었죠. 그분의 말씀처럼 신께서 도움을 주신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것도 큰 역할을 했을 겁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회는 줄어들고 열정은 점점 시들해집니다. 제 나이 또래에서 주위에서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한다고 한다면 거의 두 가지 중 하나뿐입니다. 골프 또는 재테크 공부 정도뿐이죠.
나이가 들어도 가슴이 계속 뛴다면 그건 병원 가봐야 한다는 선배들의 말씀을 들으며 안타까웠을 때가 많았습니다. 도전과 열정이라는 단어는 잊어버리고 스스로를 속박하면서 사는 전형적인 모습 같아 보여서였죠.
최근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영어에 익숙해지게 하기 위해 팝송을 추려서 차를 타고 다닐 때 자주 들려줍니다. 어떤 팝송은 제가 가사까지 보면서 외워보려 했지만 더 보고 많이 들었던 저보다 가사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아이들이 훨씬 더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운도 빠지고 격세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몸이 노화되는 만큼 뇌가 노화되는 건 막을 수 없다는 걸 여러 분야에서 느낍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결코 늙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예전 같지 않겠지만 새로운 노래도 외우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하며 책도 계속 볼 것이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생각의 틀도 얽매이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마음먹고새롭게 도전하는 일도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즐겁게 해보려 합니다. 도전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