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지인과 동네에서 저녁 늦은 시간에 만나 간단하게 맥주를 한 잔 한 적이 있었습니다. 자주 술을 즐기는 건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비용이 많이 나오지 않기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죠. 그런데 계산을 할 때 확인을 해보니 명세서의 앞단위가 처음 보는 숫자였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서민물가의 바로미터 중 하나인 소주 가격은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치솟고 있습니다. 출고가격이 오른다는 뉴스를 찾아보면 사실 100원이 채 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식당에서 파는 가격은 어떻게 500원~ 1000원 단위로 오르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야금야금 오르다 보니 최근 간 식당에서는 소주 가격이 6,000원인 곳을 보기도 했습니다.
소주를 싫어하는 사람의 소주 물가 이야기
다른 종류의 외식업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회사 앞의 중국집에서 작년 메뉴판을 보고 식사를 주문했는데 팸플렛에 적혀있는 가격과 결재하는 금액이 달라서 배달하시는 분께 물어봤습니다. 올해 가격이 올랐다더군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새로 바뀐 음식점 팸플릿에는 1년 만에 5천 원이 오른 덮밥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치킨값이 들썩인다는 뉴스까지 나왔습니다. 과장해서 쓰는 인터넷 기사의 특징을 감안하더라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2만 원짜리 메뉴가 곧 2만 3천 원이 된다는 건 확실한 것으로 보이네요. 앞으로는 요리법을 배워 닭을 사서 직접 만들어서 먹는 것도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난생처음 해보게 됩니다.
반년 정도 전에 물가와 관련된 글을 썼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과도하게 해석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물가가 오르는 속도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처럼 느껴집니다. 그나마 현재 국제 유가가 안정세이기 때문에 더 올랐을 뻔한 물가상승률을 상쇄시키고 있는 것뿐이죠.
조만간 저와는 불가분의 관계인 전기요금을 비롯해 많은 공과금이 오를 예정이기에 생활물가에 대한 부담감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진행 중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확실하게 머리로 와닿는 사실은 작년 시점을 기준으로 잡고 소비생활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요즘 물가만 문제가 아니라 무역수지 적자도 심한 상태여서 우리나라의 경제가 의외로 많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립니다. 제가 위정자나 전문가가 아니라 시원한 해법을 내놓을 수는 없지만 아무쪼록 이런 어려움들을 잘 이겨내고 물가도 안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